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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ㅣ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평점 :
청소년 도서
출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출판사'특별한서재'에서
아동 브랜드 '특서주니어'를
론칭했다. 특서 어린이 문학의 첫 번째 작품으로 국어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된 작가 이상권의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청소년이나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와 감동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인 만큼 그림에도 공을 들인듯하다. 그림을 그린 전명진
작가는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가로 이번 책의 그림도 아이들이 책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자,
이 세상이
망울망울 생겨났을 때부터 땅을 다스리는 신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산신령이란다.(p.7)
첫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화자가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 아이들이 더욱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하고 있다. 또
옛날이야기의 단골 소재인 '산신령'이 시작부터 등장한다. 그리고 또 다른 단골 소재인 호랑이 그것도 '백호'가 주인공이다. 이쯤 되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바탕은 단단히 다진듯한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누렁이가 백호의 의붓어미로 나와 흥미와 재미를 더해준다.
그런데 다른
동화와는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이 전하려는 교훈이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 자신을 믿고,
마음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라."(p.175)라는 것이어서
그런지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주체가 백호가 아니다. 주인공 백호는 끝까지 자신의 마음에서 들리는 선善한 소리를 듣고 충실히 따른다. 백호의
능력은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늘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고
전해주는 것이다. 백호를 이용해서 각자의 이익을 챙기는 나쁜 이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악은 자신들의 헛된 욕망에 의해 벌을
받는다.
p.85.자신의 마음을 움직여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실된 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산신령 후보인
백호가 욕심 많은 인간들이 모여있는 인간 세상에서 살게 된 까닭도 검은 늑대들의 헛된 욕망이었고 산으로 돌아가고 싶은 백호의 바람을 막은 것도
인간들의 헛된 욕망이었다. 인간들은 백호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참뜻을 알지 못했다. 자신의 마음이 하는 진실된 이야기에는 귀를 막고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이다. 누렁이의 젖으로 자라서 농부 허절구의 아들 허산이 된 백호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인간 세상을 여행하며
겪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이야기의 주된 흐름이다.
p.210.
살아간다는 것은 늘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서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해…….
욕심 많은 황
부자를 시작으로 왕을 꿈꾸는 수성 대사 그리고 곡마단의 반쪽이까지 늘 백호는 따뜻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인간들을 조심하라는 삼족오
이모의 경고를 그들에 대한 믿음으로 끝까지 듣지 않는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경청도 백호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른 것이다. 그렇게 산신령의
면모를 갖춘 백호는 산속의 호랑이로 사는 삶을 선택할까? 아니면 누구나 바라는 산신령을 선택할까? 백호의 마음은 어떤 길을 가라고 할까?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자존감을 찾는 길을 알려주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특서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