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 - 황혼이 깃든 예술가의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 분투기
윌리엄 E. 월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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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71 미켈란젤로는 개인적 생활에서는 인생을어둡게 보는 비관적인 사람이었으나, 전문적인 일과 관련해서는 언제나 그리고 거의 비현실적일 정도로 낙관론자였다.

워싱턴 대학교에서 예술의 역사를 강의하는 미켈란젤로 전문가 윌리엄 E.월리스 교수가 들려주는 <미켈란젤로, 생의 마지막 도전>을 만나본다. 저자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켈란젤로'예술가'라고 칭한다. 조각부터 회화, 건축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천제 미켈란젤로에게는 가장 적절한 호칭 같다. 저자는 미켈란젤로가 명성을 얻어 가는 청년기에 비해 덜 조명된 예술가의 노년기를 톺아보고 있다. 섬세하게 들여다본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삶 속에서 인간 미켈란젤로를 보여주고 있다.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영묘를 준공한 1545년에서 인간 미켈란젤로가 죽음을 맞이한 1564년까지, 나이로는 70세에서 89세까지의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마지막 20을 들려준다. 조카 리오나르도를 비롯한 다양한 지인들과의 서신을 통해서 예술가의 노년을 심리적인 부분까지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노년은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하지만 루이지 델 리초 그리고 비토리아 콜론나의 죽음으로 인간 미켈란젤로는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죽음과 함께 하는 외로운 삶을 시작한다.

예술가 미켈란젤로에게는 죽을 때까지 옆을 지켜주는 예술적 동지들이 있었고 그들은 늘 예술가의 말벗이 되어주고 노인 미켈란젤로를 챙겨주었다. 예술가는 늙어갔지만 그의 명성은 늙지 않았고 그래서 끊임없이 작품의뢰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 결과 미완성의 작품도 다수 생기게 된다.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부터 생각까지 추론해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인간 미켈란젤로는 죽음이 다가올수록 고향 피렌체를 더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교회와의 약속,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로마를 떠나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p.395. "죽음은 오래 머문 감옥을 나서는 일이다."

그 약속은 미켈란젤로에게 '천재 건축가'라는 수식어를 더하게 해준'성 베드로 대성당' 의 건축이다. 이 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은 1505년 도나토 브라만테였고 완공은 17세기 중반의 잔로렌초 베르니니이다. 완공에 무려 150여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예술품은 완성되었지만 인간 미켈란젤로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하지만 '성 베드로 대성당'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이 책에서 그 까닭을 만날 수 있다.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노년의 삶은 인간 미켈란젤로의 노년의 삶과 수렴하고 있는 듯하다.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p.372. "하느님께서 나를 여기에 두신 것이다"

저자는 자세하게 예술가의 날들을 들려준다. 예술가가 직접 쓴 '일주일간의 기록'은 이 책이 가진 의미 있는 특별한 것들 중 하나다. 처음 위촉 받을 때부터 공사 현장의 인부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까지 노인 예술가는 열정을 불태운다. 80대의 나이에도 비계를 올라 높은 곳에게 진두지휘하는 미켈란젤로의 노익장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들려주는 를 만날수 있다."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기억 속으로 죽음이 찾아오네. 그 사람의 얼굴을 당신의 기억으로부터 빼앗아가기 위해."(p.84) 변덕과 짜증도 부리는 인간 미켈란젤로의 노년의 삶을 많은 사진들과 따로 모아놓은 화보와 함께 만나는 즐거움은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특별함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건축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고 싶다면, 진정한 노익장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노년의 예술가를 만나보기 바란다. 펜들 힘이 없어서 조카에게 편지도 쓰지 못하던 노년의 예술가가 죽기 며칠 전까지 작업한 조각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면, 천재 예술가의 노년의 삶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기 바란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책과함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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