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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의 청년들 - 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
조문영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10월
평점 :
<문턱의
청년들>이라는 흥미로운
책을 통해서 중국 드라마를 처음
접해보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영화나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겨우
서른>을 언급하고 있어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세 명의 청년
여성들의 대도시 상하이에서의 삶을 그린 드라마이다.
그 내용이 한국의
상황과 흡사해서 우리의 정서에
너무나 잘 부합하는 이야기같았다.
또,
드라마의 내용은
이 책에 담긴 몇몇 이야기들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모습을 보인다. <문턱의
청년들>에서도 드라마와
같이 대도시에서의 주택,
교육 문제를
시작으로 취업,
결혼에 이르는
광범위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p.225.
한국과 중국에서 청년 세대는 그들의 부모 세대와 마찬가지로 높은 교육열을
가진 학부모가 되고 좋은 학군에 거주하기 위한 주택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기 시작한다.
책은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재의 문제를 양국의 학자들이 연구한 논문을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조문영 교수가 정리한 것이다.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논문의 딱딱한 형식은 보이지 않고 재미나고 흥미로운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선물하는 책이다. 그 선물에는 논리 정연한 이야기 전개가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그 대책이나 방안을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13편의 글이 담겨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 친밀성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1부에
등장하는 서울과 상하이의 청년 여성들의 모습은 다른 듯 많이 닮아있다. 아마도 중국도 한국도 유교사상이 오랜 세월 함께한 까닭일 것이다.
페미니즘과 이퀄리즘을 다룬 2장도 좋았고‘쇼장방송(秀场直播)’이라는
독특한 중국의 BJ 문화를 만날 수 있었던 4장도 좋았다.
1부에서 보여준
청년들의 힘겨운 삶은 2부 일터와 삶터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성별을 떠나 젊은이들의 어두운 오늘과 더 어두울 것 같은 내일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데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안쓰러운 노동 환경과 지역 불균형 문제까지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인 '공정'에 대해
들려준다. 7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서울의 강남 8학군 생각이 나게 한다. 베이징에도 학군이 있고 얼핏 보기에는 우리보다 더
심한듯했다.
3부 마주침의 장소들에서는 남북의
청년들 그리고 양안으로 표현되는 중국과 대만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시진핑의 '중국몽'에는 대만이 포함되어 있는듯하다. 그렇다면 대만의
청년들은 어떤 중국몽을 가지고 있을까? 남북통일을 남과 북의 청년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현실적인 슬픔과 아픔은 비껴갈 수 있는 주제여서
다른 이야기들보다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아프고 슬픈
청춘들의, 청년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청년들의 다양한 슬픔과
아픔을 조금은 이해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청년들에게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 너무 올라버린 아파트 가격의 원인은 집이 주거의
수단이 아닌 부의 목표가 되어버린 탓일 것이다. 수단과 목표가 뒤섞이는 순간 모든 일은 혼돈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청년들의 문제는 바로 국가의
문제이다. 특히 미래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하다. 재미나게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꼭
잡아보기를 바란다.
"책과함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