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쉽게 찾기 - 전면 개정판 호주머니 속의 자연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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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곱게 물드는 요인들 중 하나가 일교차라고 한다. 그러니 아마도 올해 단풍은 고울듯하다. 고운 단풍이 지고 나면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들이 안쓰럽게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추워서일까? 겨울나무를 유심히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도 나무들은 봄을 준비한다. 나무들의 '겨울눈'이 그 증거인 듯하다. 겨울눈은 각종 나무들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식물생태연구가 윤주복은 <겨울나무 쉽게 찾기>에서 겨울눈의 위치와 형태 등으로 550여 종의 나무들을 구분하고 설명해 주고 있다. 겨울눈과 함께 열매, 잎 모양, 나무껍질 등이 또 다른 기준이 된다

<겨울나무 쉽게 찾기>의 제목은 겨울나무들과 함께하는 에세이 느낌이지만 이 책은 겨울나무, 좁게는 겨울눈에 대한 나무 사전이다. 방대한 지식을 담아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나무 사전이지만 무척이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그 까닭은 아마도 나무의 특성을 설명하는 글만큼이나 디테일한 사진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서로 구분하기 어려운 나무들을 사진으로 비교 설명하고 있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겉표지 속의 또 다른 표지가 보여주듯이 이 책은 나무 사전이다. 지루함, 답답함과 졸음을 몰고 오는 사전이 아니라 찾아보는 즐거움과 새로움을 선물하는 '나무 사전'이다.

재미난 나무 사전은 크게 갈잎나무늘푸른나무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갈잎나무는 덩굴나무, 떨기나무, 키나무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고, 늘푸른나무는 덩굴나무, 떨기나무, 키나무, 비늘잎나무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하위 상세 분류는 가시를 가진 나무, 겨울눈이 마주나는 나무, 겨울눈이 어긋나는 나무로 구분하여 알려주고 있다. 사진을 참고로 보여주는 나무 사전이 아니라 사진이 주가 되는 나무 사전이라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모르는 나무를 접했을 때는 빠르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나무 사전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길을 걸으며 나무들 가까이 가서 겨울눈을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나무들에 가까이 가면서 예전에 사라졌던 '호기심'이 되살아난 듯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또는 낯선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는 나무 사전이지만 이 책을 만나게 된다면 아이들은 은행나무에 가서 겨울눈과 열매, 나뭇잎들을 책 속 사진들과 비교해 볼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과학을 접하게 될 것이다. 과학의 시작은 관찰이다. 그리고 탐구 관찰의 시작은 호기심이고 탐구 관찰은 아이들의 집중력과 표현력을 높여줄 것이다.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이들은 자연스럽게 산에 오르게 될 것 같다. 추운 겨울 산행에 함께 하면 따뜻할 친구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겨울 산에서 만나는 나무들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설 것이다. 나무와의 만남은 마음에 여유를 줄 것이고 그 여유는 팍팍한 삶에 힐링이 될 것이다. 나무 사전이라는 딱딱한 책이지만 부드러움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또 이성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는 사진이 넘치는 재미난 사전이다.

"진선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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