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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ㅣ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평점 :
얼마
전 접한 심리학 책을 통해 자존감 형성의 중요한 한 축이 양육,
즉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엄마,
아빠가
우울한 까닭이 자신의 성적 때문이라 생각하는 아이들은 자기 불안에 빠지고 그 불안은 자존감 형성에 엄청난 방해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늘 생각하면서도 감성적으로는 잘못된 표현을 거듭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현실을 『불량
가족 레시피』로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손현주 작가의
신작<가짜
모범생>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만나보았다.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의 종합적인 성찰을 만나본 듯하다.
늘
고민은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는 게 아이들 교육 문제인 듯하다.
내일의
행복을 담보로 오늘의 행복을 포기한 채 하루를 학원에서 보내야 하는 아이들의 삶이 안타깝고 씁쓸하다.
그런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함께해서 가슴이 먹먹했다.
가슴이
먹먹하고 불안하기만 하던 이야기는 콜라 중독자 선휘에게 친구
은빈이
생기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물론
늘 문제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엄마의 교육열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선휘를 계속해서 압박했고 이야기의 갈등 요소로 남는다.
엄마와의 갈등은 세상과의 갈등으로 변질되고 확대되어 아이를 힘들게 한다.
이야기의
첫 장면은 소아 청소년 정신과에서 “그래,
요즘도
꿈에 형이 나타나니?”라는
질문을 받으며 주인공 선휘가 등장한다.
열일곱
살 선휘에게는 쌍둥이 형이 있었다.
중학생
때까지 그랬다.
고등학생인
지금은 혼자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형 건휘.
형제를
갈라놓은 것은 무엇일까?
어떤
문제가 이 형제의 행복을 빼앗아갔을까?
작가는
아이들의 슬픔과 아픔의 시작을 부모에게서 찾고 있다.
교육열이
넘치는 엄마와 그를 방관하는 아빠가 만들어 내는 아픔과 슬픔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생각과 정신을 갉아먹고 결국은 피폐하게
만든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서 상처받는다.
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도 사람인듯하다.
엄마에게
상처받은 선휘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은빈처럼 말이다.
슬픔과
아픔을 가진 선휘의 상처를 묻지 않고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 주는 은빈에게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친구의 모습을 보았다.
물론
교육열 과다증의 엄마들은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선휘의
엄마가 그 아이를 ‘날라리’라
부른 것처럼.
성적이
좋으면 모범생이고 성적이 나쁘면 날라리일까?
행복의
기준을 성적으로 삼았으니 어쩌면 모범의 기준도 성적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성적은 소중한 가치들의 척도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어떤 경우에서도 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들
삶의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것들은 성적과는 무관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성적이 모범이 되고 소위 말하는 명문 대학이 사람의 가치를 대변한다.
이상한
일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가
문제이니 미래에는 해결하면 될 것이다.
그래서
<가짜
모범생>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성장소설이다.
이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아픔과 슬픔으로 얼룩진 오늘을 밝은 내일로 바꿀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바라본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