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길 - 별자리 시대에서 양자물리학까지
티모시 페리스 지음, 오세웅 옮김 / 생각의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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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9. 과학은두 다리로 발달한다고 한다. 하나는 이론(혹은 연역법), 또 하나는 관측과 실험(혹은 귀납법)이다.

p.24. 진실은 아름답지만 아름답다고 모두 진실은 아니다.

물리학을 다룬 책은 난해한 경우가 많다. 거기에 500여 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라면 완독하기가 녹녹하지 않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난 후의 성취감은 물리학이 주는 난해함보다, 벽돌책이 주는 부담감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준다. 이번에 만나 본 버클리대학교 교수인 티모시 페리스의 <물리학의 길>은 만족감에 더해 즐거움을 주는 물리학 책이다. 어렵고 지루한 물리학의 주요 내용을 역사적인 발자취를 남긴 천재 과학자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두꺼운 벽돌책을 쉽고 편안하게 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총 3장 20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우주에서는 천체물리학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고대 별자리 보기를 시작으로 우주의 팽창까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소개하고 있다. 물리학의 다양한 이론과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이 재미나고 흥미롭게 읽히는 까닭 중 하나는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순서가 우주의 크기를 밝혀나가는 순서여서 일지도 모르겠다.

 

작은 우주는 점점 커져서 은하수로 커지고, 태양계의 중심은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겨간다. 그러고는 태양도 별이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천재들이 등장한다. 아인슈타인 이전의 물리학의 중심이었던 뉴턴이 등장해서 밥 먹는 것도 잊을 정도의 집중력을 보여준다. 또 과학보다는 인문학에서 더 자주 접하던 칸트가 등장해서 '섬우주론'을 펼친다. 망원경 하면 등장하는 갈릴레오는 또 등장하는 데 이번에는 좀 다른 방식이다. 갈릴레오의 또 다른 면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제2장 시간에서는 지구의 나이를 통해서 우주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화론을 펼친 다윈이 '종의 기원'을 숨기려 했던 이유를 알려주며 원자와 별의 진화를 설명한다. 제3장 창조에서는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현재의 물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철학도 현대철학이 더 난해하듯이 물리학도 현대물리학이 더 난해한 것 같다. 노벨물리학 상을 받은 페르미가 자신은 식물학자가 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게 한 소립자 물리학과 우주론,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통일을 바라는 통일이론인 끈이론 등을 보여주는 난해함과 태양계 외의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흥미로움이 공존한다.

 

미국 물리학 협회 과학저술상 등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책'에도 선정한 작품인 만큼 책에 담긴 내용도, 내용을 서술하는 방식도 좋았다. 길게 늘려 쓰지 않고 짧은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 혼자 물리학과의 사랑에 빠져 독자를 잊어버리는 학자들의 난해한 저술과는 확실히 다른 책이었다. 독자들이 물리학을 쉽게 이해하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다양한 그림으로 해설을 더하고 있는 친절함도 보이는 멋진 책이다.

"생각의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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