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소소한 로마 여행 그림책을 만들어보겠다고 시작했던 일이 15년이 지나는 동안 두꺼운 인문교양서가 되고 말았다고 말하는 저자 이상록이 보여주는 로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로마 시티>는 많은 일러스트를 담고 있는 책이다. 역사 유적지도 담고 있고 로마 지도도 담고 있다. 또 연표나 도표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담고있는 일러스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사적인 순간을 일러스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역사 이야기를 여행 에세이처럼 쉽고 편안하게 들려주면서 흥미로운 일러스트를 더해 550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벽돌책을 단번에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마술을 보여준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누군가 로마를 한 마디로 요약해 보라고 한다면 순례의 도시라고 답하고 싶다.(p.18)'라고 말한다. 순례의 도시. 로마를 역사적인 도시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로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은 역사의 중심이었던 로마가 종교의 중심이 되고 다시 예술의 중심이 되는 모습을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설명하고 있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일화들을 같이 소개하고 있어 이야기에 대한 이해와 몰입을 높이고 있다. 천년, 이천년 된 시·공간을 여행하면서 평소 익숙했던 시·공간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저자의 뜻은 제대로 이루어진듯하다.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은 로마의 역사와 유적지를 만나볼 수 있다는 기본적인 것 외에 카이사르와 같은 역사적인 위인, 루터와 같은 종교적인 위인 그리고 미켈란젤로와 같은 예술적인 위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위인들에게 있었던 라이벌 구도를 보여주고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위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나친 경쟁심에 목숨을 버리는 프렌체스코 보로미니 같은 안타까운 이도 있었다. 거기에 로마를 다녀간 괴테와 같은 위인들의 글들도 접할 수 있는 즐거움도 주고 있다. 정말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은 일러스트와 함께 로마라는 도시를 보여주고 있는 유쾌한 책이다. 유쾌한 기분을 주는 역사 책. 처음이지 싶다.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한 관점과 평가는 시대에 따라, 또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p.73) 그래서 역사를 다룬 책이 흥미롭다. 여행은 언제나 설렘을 동반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래서 여행이야기는 재미있다. 그러니 역사에 여행을 더해서 만든 이 책은 얼마나 재미나고 흥미롭겠는가. 로마는 로마 문명의 수도에서 그리스도교 문명의 수도로 또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언제나 인류 문명의 중심이었다. 로마 역사 여행을 통해서 이탈리아를 둘러싼 서양 문명사를 볼 수 있었다. 로마가 남긴 물리적인 흔적을 통해서 로마가 전해준 정신적인 유산을 알아가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책과함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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