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392.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유한하지만 상상력은 세상 전부를 담을 수 있고 발전을 유도한다. 또한 상상력은 지식 진화의 원천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상상력은 과학 연구의 실재적 요소다. - 아인슈타인


위대한 업적을 이룬 위인들의 실수담을 접하면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실수와는 거리가 멀어야 할 것 같은 최고 지성들의 실수를 들려주는 재미난 책을 만나보았다. 중국에서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양젠예 교수가 26명의 과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과학자들이기에 아는 이름도 등장하지만 처음 보는듯한 이름도 등장한다. 그런데 그들이 밝혀낸 과학 이론은 분명히 들어본 것들이다. 과학사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이들의 흑역사를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다.

 

<과학자의 흑역사>라는 제목처럼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의 내용이 어두운 뒷이야기이다 보니 그 재미는 배가 되는듯하다. 재미난 실수에서 노벨상 기회를 놓쳐버린 안타까운 실수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흑역사의 시작은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네 명의 천문학자들이 맡고 있다. 그 뒤를 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그리고 물리학자들이 따르고 있다. 그다지 좋지 않은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이들은 대부분 노벨상을 받은 인물들이다. 실수를 한이도, 실수로 피해를 입은 이들도.

 

하지만 이들이 저지른 실수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듯 보인다. 단순한 실수였다면 은퇴한 물리학자가 책에 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서 타인의 근거 있는 주장을 무시하고 깎아내린다. 정말 어이없는 독선과 고집이 과학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을 만들기도 한다. 이미 알고 있는 과학자들의 흑역사를 읽을 때는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앞섰고, 처음 만나는 학자들을 접할 때는 그들의 흑역사보다는 그들의 연구 결과에 더 눈이 갔다.

 

과학자들이 쓴 글들이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또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실수담을 들려주기 전에 과학자들의 출생부터 성장 그리고 학계의 중심에 서기까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그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인류를 위해 열정을 다한 그들의 삶이 그들의 실수보다는 더 값지게 느껴졌다. 자신의 발명이나 개발이 전쟁에 이용된 과학자들의 비극적인 삶은 상상도 못 할 것 같다. 인류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선의의 발명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쓰일 때 과학자는 어떤 심정일까?

 

p.150. 과학자가 철학 사상 때문에 과학적 연구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사례는 과학사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전통적인 관념에 사로잡혀서 또는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서 뜻하지 않은 실수를 하게 된 학자들의 대응도 각양각색이다. 쿨하게 인정한 학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도 놀라웠다. 또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잘못된 신념을 꺾지 않는 모습도 놀라웠다. 낡은 사고방식과 편견은 시대와 분야를 불문하고 위험한 것 같다. 과학자들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었다.

 

 

 

 

 

"현대지성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