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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만든 사람들 - 과학사에 빛나는 과학 발견과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
존 그리빈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8월
평점 :
<과학을 만든 사람들>의 저자는 과학자라기보다는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과학 도서 작가이자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존 그리빈이다. 또 900 페이지가 넘는 이 벽돌책의 부제는 '과학사에 빛나는 과학 발견과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과학을 다룬 책이지만 역사를 다룬 책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난 책이다. 아마도 존 그리빈이라는 과학자가 과학에 관한 전문 지식을 쉽고 편안하게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다간 과학자들의 삶을 흥미롭고 재미난 소설처럼 들려주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또한 과학적인 발견이나 발명 등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과학의 역사라는 큰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외모는 뚱뚱하고 활자는 작다. 정말 만나기 부담스러운 조건을 모두 갖춘 책이다. 거기에 내용은 과학을 다루고 있다. 어렵거나 지루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은 저자가 들려주는 '머리말'만으로도 충분히 해소된다. 전혀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책이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의 시작은 제1부 : 암흑시대를 벗어나다로 르네상스를 과학의 시작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이 책은 르네상스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서양과학사를 다루고 있다. 두꺼운 분량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은 과학사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의외로 유쾌함을 주는 책이다.
새로운 발상은 기술 진보를 가져오고 다시 그 기술은 새로운 발상의 바탕이 된다. 그래서 과학의 발달은 한 천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술의 발전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아이작 뉴턴'은 예외로 뽑았다. 아인슈타인이나 호킹이 아닌 뉴턴을 예외로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자를 발견한 톰슨이 원래 수학자라는 것도 흥미로운데 그의 조수로 일했던 물리학자들 중 일곱 명이 노벨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럼, 수많은 과학자들 중에서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는 누구일까? 최초의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해준 업적은 무엇일까? 방사능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과학자는 누구일까?
과학사에 남을 많은 과학적인 발견, 발명 이야기와 함께 많은 과학자들을 소개해 준다. 저자는 그중에서 '최초의 과학자'라는 칭호를 윌리엄 길버트라는 영국인에게 부여한다. 동시대에 이탈리아에서는 갈릴레이가 과학적인 연구를 보여주었지만 연대순으로 길버트가 먼저 태어났으므로 길버트가 최초의 과학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듣는 인물이다. 과학시간에 배운 적이 있었나 싶은 윌리엄 길버트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게 된 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저자가 최초의 과학자로 뽑은 윌리엄 길버트에 대해 만나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과학을 다룬 책도, 벽돌만큼 두꺼운 책도 재미나고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책이다.
"진선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