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2020년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오로라상 등 많은 SF상을 수상한 화제의 소설을 만나보았다.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는 두 작가(아말 엘모흐타르, 맥스 글래드스턴)가 6주 만에 완성했다는 점부터 색다른 소설이다. 시간 여행을 다룬 SF 소설은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시간 자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쟁을 다룬 이야기는 접하지 못했었다.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간직한 시간의 가닥들을 둘러싼 가든과 에이전시 두 세력의 전쟁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받아서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로 펼쳐내는 역할은 레드블루라는 요원들이 맡는다. 두 요원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편지가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시간 타래의 위, 아래를 오가며, 시간의 가닥을 풀었다 묶었다 하며 기원전부터 33세기까지를 오가는 레드와 블루는 양측을 대표하는 최정예 요원이다. 그런 그들이 장난처럼 서로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일기는 비밀을 혼자서 간직하는 글이라면 편지는 비밀을 누군가와 공유하는 글이다. 그런데 서로 싸우고 있는 스파이들에게 편지는 그 자체가 비밀일 것이다. 그러니 편지를 전달하는 비밀스러운 방법은 매번 상상을 초월한다. 나이테, 음료 등에 숨겨놓은 편지는 어떤 모습일까? 편지에 담긴 내용만큼이나 흥미로운 요소이다. 둘의 비밀인 편지를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접하게 될지 알게 되는 즐거움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

이 소설은 많은 특색 있는 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적의가 사랑으로 발전해가는 블루와 레드의 편지 내용이 가장 특별했던 것 같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편지였다.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인문학적인 폭넓은 인용까지 보여주고 있어서 SF 소설의 새로운 모습을 본듯하다. 인공 자궁에서 자라고 소크라테스와 군대 동기인 레드와 블루는 자신들의 삶을 통해서 역사를, 인류를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 하지만 잉카문명의 멸망을, 명나라의 흥망을 가정해보는 그들의 생각을 보면서 역사를, 새로운 시간의 매듭을 그려본다. 시간의 가닥을 따라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오가는 아주 먼 미래에서 온 최첨단 스파이 블루와 레드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어떤 시간의 가닥으로 또 어떤 매듭을 만들어낼지 꼭 만나보기 바란다. 단순해 보이지만 특별한 새로운 느낌의 색다른 환상적인 세상을 접하게 될 것이다.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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