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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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5. 떠나오기 전, 모든 걸 팔고서야 알았다. 우리가 온전히 가졌다가 모두 잃을 수 있는 건 사랑뿐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삶을 긴 여정의 여행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여행'은 접할 때마다 설렘으로 다가선다. <외계인 게임>의 주인공들처럼 무언가를 잊기 위해 도망치듯 떠난 여행조차도 작은 설렘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상 수상작 <외계인 게임>에서 작가 오음은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자들을 보여준다.

파키스탄의 훈자에서 만나게 된 다섯 명의 여행자들이 '우리'가 되는 과정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통해서 들려준다. '우리'가 될 수 있는 바탕에는 '' 즉 자아가 존재해야 한다. 자아가 흔들리던 다섯 명의 여행자들이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과정은 인생의 어둠에서 벗어나는 과정과 비슷하다. 각자의 아픔과 슬픔을 가슴에 품고 서로를 가늠하는 날들을 통에서 평온을, 설렘을 찾을 수 있을까?

다섯 명의 여행자들은 우리 사회 '청춘'을 대변하는 듯하다. 20대 초반의 대학생 전나은, 30대 초반의 영상번역가 남하나, 40세의 소설가 최낙현. 그들의 삶은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의 삶을 보여준다. 물론 비주류의 삶이다. 소위 말하는 사회적 성공과는 거리가 있는 이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하였지만, 작가 최낙현은 그 후 무명작가 생활로 접어든다. 그리고 10년 만에 이혼을 당한다. 그렇게 훈자에 왔다.

 

p.98. 모든 거짓말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거짓은 진실의그림자인 셈이니, 거짓의 반대편을 응시하면 때론 실체가 보이곤 한다.


등장인물 중 가장 평범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은 20대 후반의 선생님 김설은 '사랑'을 잊기 위해 도망쳤고 그렇게 훈자에 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20대 후반의 남자 오후를 만난다. 그를 통해서 새로운 가슴 떨림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름부터 독특한 오후의 삶을 듣게 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의 이름 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아픈 가슴으로 만난 이들이 '외계인 게임'이라는 게임을 통해서 서로를 조금 더 알아보려고 한다. 의문의 인물 오후의 제안으로 시작한 외계인 게임은 동일한 질문에 남들과 다른 답, 소수의 의견을 낸 사람이 '외계인'이 되는 게임이다. 왜 그런 답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생각을 나누는 동안 서로를 알아가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사람'을 생각하게 한다.

 

다섯 명의 여행자 각자의 이름이 각 챕터의 제목이 되고, 각자의 이야기의 화자가 되어 자신의 입장을 들려주고 있다. 삶을 대하는 각자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어서 삶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사이코패스이고 그의 살인을 아는 사람이 당신뿐이라면 신고를 하겠는가? 안하겠는가?

이 질문의 외계인은 누가 될까? 외계인 게임은 답변보다는 질문을 생각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작가가 던지는 깊은 의미를 담은 질문을 만나보기 바란다.  삶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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