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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난 뒤 맑음 상.하 + 다이어리 세트 - 전2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에쿠니
가오리.『별사탕 내리는 밤』등을 통해서 만나 보았던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작가의 작품에는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가족에 대한, 연인에 대한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 사람과 장소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작품들이 많다.
<집
떠난 뒤 맑음>도 변함없이 그리움이, 추억이 묻어난다. 사람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1권을 지나 2권의 마지막 페이지에 닿을 때까지
이어진다.
p.102. "그건
말이지,
거짓말을
하면 쓸쓸해지기 때문이야."
이야기는 뉴욕을
떠나 미국 여행에 나섰던 두 소녀가 뉴욕으로 돌아오면서 끝을 맺는다. 그런데 여행의 시작이 평범하지 않았다. 쪽지 한 장 남기고 가족 곁을 떠나
대륙 여행에 나서는 사촌 자매 레이나와 이츠카. 열네 살과 열일곱 살. 둘의 여행은 순조롭게 이어진다. 기차도 타고, 버스도 타면서 자신들만의
여행을 이어간다. 처음에는 두 소녀에게 제발 빨리 돌아가기를 바라면서 읽었지만 어느 순간 두 소녀의 여행을 응원하고 있었다. 열일곱 살의 사촌
언니를 굳게 믿는 천진난만한 레이나와 어린 동생을 지켜주려 노력하는 언니 이츠카의 모습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새롭게 보게
된다.
p.133.
이츠카 자신이 잘 아는 자기 자신이란, 요컨대
외톨이였다.
아직은 가족의
보호를 받아야 할 나이였기에 이야기의 한 축은 그들의 가족이 맡는다. 자신의 어린 딸 레이나가 일본에서 유학 와 자신의 집에 머물고 있는 조카
이츠카와 함께 사라진 상황이 더욱 난처한 리오나의 변화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하지만 리오나의 남편 우루우의 반응이 일반적인 부모의 반응이 아닐까
싶다. 두 아이의 여행을
응원해 준,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느꼈던 이츠카 부모의 반응을 가슴에 새기고 아이를 대하고 싶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이
된다면, 아이들이 여행을 간다고 메모만 남기고 떠난다면 아마도 레이나의 아버지 우루우의 반응을 따라 하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