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1950 미중전쟁 - 한국전쟁, 양강 구도의 전초전
KBS 다큐 인사이트〈1950 미중전쟁〉 제작팀 지음, 박태균 감수.해제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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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경제, 안보 전쟁에 무덤덤한 나라들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들의 경제 전쟁으로 지난 70년간 전쟁과 분단의 위기를 딛고 성장해온 대한민국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1950 미중 전쟁>은 특별한 책이다. 6·25 전쟁을 국내 사정이 아닌 국제 정세를 바탕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도 특별하지만 그 시작이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라는 점도 색다르다. 즉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기획된 KBS 다큐 인사이트1950 미중 전쟁을 단행본으로 만든 책이다. 그러니 당연히 책에 담긴 사진이나 자료들은 훌륭하다. 내용을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제시해 주고 있다. 또 당시에 미군으로, 중국군으로, 그리고 한국군으로 참전했던 이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책에 대한 믿음을 올려주고 있다.

책의 구성은 방송에서 보여준 다큐멘터리 순서에 따르고 있다. 오판, 충돌, 대치. 한국전쟁을 발발하게 한 주인공들은 어떤 오판을 하고 있었을까? 김일성과 스탈린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마오쩌둥은 미국의 개입을 걱정했지만 스탈린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오판이 우리 민족의 비극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오판에 미국은 어떤 오판을 더할까? 소련이나 중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판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참 한스러운 이야기이다.

두 번째 이야기의 제목은 '충돌'이다. 한국전쟁의 발발은 오판에서 다루고 있고 여기서의 충돌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다. 지금처럼 경제적, 안보적인 소극적인 충돌이 아니라 총을 겨누는 전쟁인 것이다. 이 책은 지금, 오늘의 미중 대립의 시작을 한국전쟁에서 찾고 있다. 서로 엄청난 손실을 낸 충돌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각자의 이익을 생각한다. 그 생각에 한국도 북한도 없었다. 우방이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빨리 끝내려는 쪽과 길게 끌려는 쪽만 존재했다.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우리나라도 어느 쪽이 더 이익인지 잘 따져보아야 할 것 같다. 유교에서 말하는 의리는 조선을 망하게 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대치'에 대해 보여준다. 1·4후퇴 이후 정전 협상까지 그리고 베트남전쟁에서 다시 한번 오판에 빠지는 미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제 1950년대보다 더 명확해졌다. 아시아의 맹주를 넘어 세계의 강자로 설 준비를 끝낸 중국과 그런 중국이 부담스러운 미국의 대립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지정학정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그들과의 사이에 정확하게 끼어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은 놀라움을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어느 쪽과의 관계도 포기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책과함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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