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42 같은 곳에 살아도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본다.

부유하고 명랑한 독거노인을 꿈꾸는 하현 작가의 에세이를 만나보았다. 제목부터 흥미를 유발하는 편안한 글이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라는 제목을 몇 번이고 고쳐 읽어보았다.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기쁠까? 아마도 그 약속에 의미가 없다면 기쁠 것이고 약속에 큰 의미가 있다면 전혀 기쁘지 않을 것 같다. 소중한 인연이나 관계는 만남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연결은 약속으로 지속된다. 그런데 저자가 생각하는 관계는 조금 다른 듯하다. 다름이 주는 새로움과의 만남을 주저하지 말기 바란다.

p.205. 가족이란 건 치명적이지 않은 알레르기 같다. 기쁨과 괴로움을 동시에 주는.

관계의 처음은 가족이다. 그래서 가족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많은 상처와 위안을 함께 주고받는 오묘한 존재이다. 마음대로 미워할 수도 없는 존재. 그런 가족의 의미를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준다. 30대 비혼 주의 여성 작가가 바라본 가족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진실하지 못한 관계가 주는 외로움을 들려주며 고독을 이야기하고, 가족이 주는 상처와 위안을 보여주며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따뜻한 정을 느끼고 싶다면 공감 능력은 좀 떨어지는 듯하지만 솔직함으로 무장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 산뜻한 느낌의 이야기가 더위를 날려버릴 시원함을 줄 것이다.

p.240 아무도 본 적 없고 누구도 알 수 없는 우연한 미래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그 사실이 두렵다가도 기쁘게 다행이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와 생각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살던 20대를 지나 '소확행'이라는 단어에 매몰되어 꿈을 잃어버린 듯한, 포기한 듯한 30대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소확행의 유혹을 뿌리치고 다시 꿈을 꾼다. 아르바이트로 내몰린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유쾌한 이야기도, 가슴 시린 이야기도 담겨 있어 우리들 삶의 요약판을 보여주는 책이다. 과거의 추억이 있고, 현재의 노력이 있으며 미래의 꿈이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의미 있는 만남을, 소중한 관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비에이블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