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의 기억 1
윤이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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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2(2권) '왜 나는 기억속에서 진실을 구했을까? 애초 그 안에 진실 따윈 없는데.'

네이버 공모전 크리에이티브 선정작 <놈의 기억>은 1권과 2권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두꺼운 두께를 가진 장편소설이다. 그런데 1권을 잡는 순간 2권을 읽게 만드는 무서운 속도감을 가지고 있다. 오랜만에 굉장한 속도감을 느껴보았다. 속도감은 몰입감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니 몰입도도 굉장하다.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내일을 걱정하면서도 '한 페이지만 더'를 외치며 단번에 끝을 보았다.

p.267(2권) "이건…또 누구 기억이지?"

<놈의 기억>은 여름이면 한편 정도는 읽어줘야 할 것 같은 스릴러이다. 거기에 추리와 미스터리가 더해지면서 재미와 흥미가 폭발한다. 반전이 많은 이야기들은 가끔 몰입과 멀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소설은 반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지만 2권이 끝날 때까지 흐트러짐 없이 몰입도를 유지하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아내 지수를 죽인 범인을 쫓는 천재 뇌과학자 정우는 자신의 연구를 범인 추적에 이용한다. 기억 삭제, 기억 이식.

사람의 기억을 삭제하고 이식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트라우마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의 기억을 삭제함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청문회장에서 '기억나지 않습니다'같은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인위적인 기억 삭제나 이식의 부작용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소설에서도 치매, 예상치 못한 다른 기억의 상실 등 부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 되었든 다른 이의 기억을 볼 수 있다는 기발한 이야깃거리로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은 차고 넘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주인공 정우가 슈퍼히어로도, 모범생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아직 검증이 필요한 기억 이식이나 삭제를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범인 추적을 도와주는 정다운 캐릭터들도 등장해서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준다. 주인공 정우는 정말 바쁘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인 사건을 보고 그 사건을 해결하면서 아내를 죽인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거기에 하나뿐인 딸 수아도 지켜야 한다. 그렇게 바쁜 정우의 비밀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비밀은 무엇일까? 범인의 정체도 놀라웠지만 정우의 실체는 더 놀라웠다.

정우는 범인으로 의심 가는 이들의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 낸다. 그런데 범인에게 다가갈수록 아내 지수의 새로운 비밀들이 드러나게 된다.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 아내의 모습. 낯선 아내의 모습들에서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엉뚱한 곳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싶다가도 다시 벽에 부딪친다. 그러고는 반전. 또다시 반전. 그렇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던 이야기는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지 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복선을 보여준다. 복선이 보여준 대로 그렇게 결말낸다. 엄청난 몰입도로 숨 가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 <놈의 기억>으로 시원한 여름을 예약하기 바란다.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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