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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p.106(2권)
삶은 골칫거리들이 줄줄이 엮인 시간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행은 강장제
같아서, 존재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를 진화하게 만든다. 고통은
감각을 벼리고 감춰져 있던 우리의 능력을 드러내 준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21/06/15/23/mhyang73_1611892174.jpg)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 1,2권을 만나보았다. 접하지 않으면 모를까 베르베르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조금 의아하고 뭐지 했던 이야기가 있었다. 고양이 바스테트가
주인공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는 <고양이>이다. 전쟁과 테러, 거기에 패스트까지 덮친 인류를 구하기 위한 모험을 하는 고양이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
그런데 이야기의 전개도 결말도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 그 이유를 이번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인류 문명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이 돋보이는 작가의 성찰은 총 3부작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1부 <고양이>
그리고 2부
<문명>. 역시 또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작가
베르베르다. 그렇게 건방진 고양이 바스테트를 다시 만나보았다.
p.199(1권)투쟁의 법칙은 만물의 관계를 지배하는 법칙이다. 그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건 평화주의가 아니라 몰지각함이다.
고양이라는 종의 한계와 암컷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세상의 모든 종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것(p.22)이 목표라 말하는 고양이
바스테트. 이집트의 여왕과 이름이 같아서 <고양이>때부터 눈여겨본 녀석이다. 다른 종간의 소통을 꿈꾸며 인류의 문명을 이어 묘류의
문명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멋진 고양이다. 소통을 꿈꾸던 바스테트는 여왕을 꿈꾼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바스테트의 능력은 인류를
이끌어도 될만하다. 하지만 예술, 유머 그리고 사랑이라는 인간의 특성을 이제 막 느끼기 시작한 바스테트가 인간과 고양이를 넘어 다수 종의 여왕이
된다는 것은 조금 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종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한 인간의 짧은 생각이다.
p.98(2권)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오. 세상은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까.
<고양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건방진 바스테트를 보완해 주는 고양이 피타고라스가
함께 한다. '제3의
눈'을 통해 인간과 소통도 가능하고 컴퓨터를 통한 정보
공유도 가능한 철학자 고양이 피타고라스는 <문명>에서도 지혜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제3의 눈을 통해 인간의 지혜를 가진 동물들이 더
존재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참 여왕을 꿈꾸는 바스테트도 제3의 눈을 가질 수 있을까? 컴퓨터의 방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니 은근히
욕심나는 아이템이다. 제3의 눈.
제3의 눈을 가진 쥐들의 우두머리 티무르는 베르사유궁을 거점으로 지구 정복에 나선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이 녀석은 정말 잔인한
폭군이다. 인간은 세력화한 쥐들에 쫓기면서도 서로 편을 갈라 싸운다. 결국은 또 다른 제3의 눈을 가진 돼지왕 아르튀르에게 '재판'까지 받게 된다. 인류가 만든
특별한 제도 중에 하나가 법이고 그 법에 의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재판이니 인류가 만들어낸 자신들의 문명에 의해 돼지에게 판결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동물들에게 행했던 악행에 대한 재판이니 결과는 뻔하지 않을까? 특히 증인석에 투우에서 창에 찔리던 황소가
등장한다면.
흥미로운 스토리와
재미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가장 큰 흐름은 무언가를 지키려는 이들과 그것을 뺏으려는 이들의 싸움이다. 인류 문명 중에서
지켜야 할 가치가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 당신이 마지막 남은 인류라면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바스테트 일행이 지켜내려는 것은
무엇일까? 지킬 수는있을까? 작품의 마지막 문장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p.343(2권) 나는 울지 못해 웃는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21/06/15/23/mhyang73_8514589977.jpg)
쥐들과 펼치는 흥미진진한 추격전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챕터를 따로 둘 정도로 베르베르가 의미를 둔『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정말 커다란 즐거움을 준다.
몰라도 살아가는 데 별지장 없는 재미난 지식들을 하나둘 정성스럽게 알려준다. 재미와 유익을, 사랑과 배려를, 예술과 감동을, 그리고 웃음과
유머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만나보길 바란다. 특히 내 반료묘가 좀 천재같다하는 집사들은 꼭 만나보길 바란다. 바스테트와 함께 배우는 길이
너무나 즐거울 것이다.
"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