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기세춘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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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묵자철학자이며, 과학자요, 경제학자요, 반전 평화운동가였으나 그보다는 혁명가라고 해야 옳은 것 같다.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많은 학파와 학자들을 제자백가라 칭한다. 그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학자와 학파들이 공자와 맹자의 유가, 노자와 장자의 도가, 법가, 묵가 등이다. 그중 최근에야 빛을 보게 된 사상이 있어 만나보았다. 중국에서도 1700년대에야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묵가 사상의 <묵자>를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낯선 만큼 새롭고 새로운 만큼 신선했다.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2500여 년 전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리라" 주장하며 사회변혁을 꿈꿨던 사회혁명가 묵자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p.77.묵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하면 '천하무인天下無人'이다. 이는 혈연을 초월한다. 그래서 맹자는 묵자를 아비없는 놈이라고 비난했던 것이다.

묵자는 기원전 5세기경에 활동한 과학자이며 사상가며 운동가이다. 그런데 동시대에 활동한 이가 있었다. 바로 공자다. 저자 기세춘은 공자와 쌍벽을 이룬 학자가 묵자라고 말한다. 묵자가 세계 4대 성인이라 추앙되는 공자와 비견될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두 사상가는 비슷하지만 아주 많이 다르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라 말한다.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배계급의 시각으로 풀려 했던 공자와 민중적 시각으로 풀려 했던 묵자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공자와 묵자의 철학적 사고를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는 재미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묵자의 생각과 철학을 거듭해서 만날수록 묵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묵자는 평등과 반전을 외치면서도 사회개혁을 주장한 개혁가였다. 타인은 없다는 평등한 사랑 '겸애'를 이야기하며 민중의 편에 선 묵자,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려 했던 반전주의자 묵자의 삶과 생각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 타인을 죽이거나 물건을 훔치면 당연히 죄이다. 그렇다면 전쟁에서 타인을 죽이거나 땅을 빼앗는 것은 어떤가? 묵자의 답은 명확하고 선명하다.

책은【해설】【원전읽기】로 구성되어 있다.【해설】과 함께 '원전'의 느낌도 느낄 수 있어서 고전이 가진 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해설】은 묵자가 들려준 모든 이야기들을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다. 1장 묵자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종교, 철학, 논리학, 정치, 경제 그리고 10장 반전평화론까지 묵자에 대해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전혀 가볍거나 얇지 않다. 깊이 있는 이야기가 어렵게 느껴질 정도다. 칸트를 비롯한 서양철학자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하는데 가볍게 들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지나면서 전쟁과 내분이 철학의 발달을 촉진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부응한 유가의 사상은 주류가 되었고 시대적 흐름을 바꾸려 했던 묵가의 철학은 외면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묵자도 잊혔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던 묵자의 정신과 사상이 진정한 진보가 필요한 요즘 더욱더 필요할 것 같다. 2500여 년 전에 묵자가 꿈꾸었던 세상아직도 필요한 세상이라는 점은 서글프지만 묵자의 주장을 읽는 것 만으로도 속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유교에 무겁게 물든 우리 사회를 시원하게 뚫어줄 사이다 같은 책이다.

"바이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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