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8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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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식당 2 <저세상 오디션>을 만나보았다. 전작 『구미호 식당』을 만나보지 않고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난다는 부담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마도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느낌보다는 이어질 거라는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인듯하다. 저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접하게 된 관문은 다음 이야기에서 주인공 일호에게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설 것 같다.

 

p.223. 나는 그곳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p.209. 너에게 주어진 시간 중에 의미 없는 시간은 일분일초도 없다.

      모두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시간들이다.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 일호는 평범한 지극히 평범한 열여섯 살 소년이다. 아니 소년이었다.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기'(p.15)라는 소년의 계획은 옥상 난간에 선 나도희라는 소녀와 함께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저승 문턱에서 마천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마천의 이야기가 조금 이상하다. 함께 저승을 향해 걸어가던 12명의 죽은 이들이 마천이 준 시간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한 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심사를 거쳐야 저승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p.21. "진짜 억울해서 그러는데요. 저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어요."


일호는 자신은 자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마천도, 자신의 주장을 도와줄 만도 한 도희도 일호의 말을 무시한다. 그리고 심사는 시작된다. 그런데 마천의 심사도 이상하다. 오디션을 거쳐 성공하면 저승으로 갈 수 있단다. 이승의 트렌드가 저승에까지 전해진 걸까? 저승으로 가기 위한 오디션. 열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오디션은 각자의 심사 위원을 눈물 흘리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명 가수였던 이수종도, 세계적인 래퍼를 꿈꾸던 스타 나도희도 실패하고 만다.

 

중간중간 찾아오는 추위는 오디션을 통과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더하게 한다. 오디션을 통과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떠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추워서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씩 변해간다. 그런데 추위와 함께 몰려오는 어둠 속에서 누군가 일호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마천과 사비가 하는 말을 엿들었다는 도진도 아저씨는 일호에게 그들의 실수를 가지고 마천과 거래를 하라고 말한다. 일호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지만 이제 확실해진 것이다. 일호는 마천과 단판 지을 수 있을까?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p.218. "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보낼 시간들을 공평하게 만들었다.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

 

일호를 제외한 열두 명의 죽음에는 열두 가지의 사연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연들은 그들을 '자살'이라는 어둠으로 내몰았다. 또 한편으로는 소년 일호를 성장하게 했다. 일호는 이승에서의 일들을 생각하고 또 반성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평등하지 않은 세상에 딱 하나 평등한 게 있다고 한다. 죽음으로 향해 가는 시간.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동일하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고 거기에서 삶도 변하는 것이다. 소년 일호와 함께 시간의 소중함을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미루지 말기를 바란다.

"특별한소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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