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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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상황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그 이후의 세계정세는 또 어떻게 변할지 걱정스럽다. 백신이라는 무기로 세계를 쥐락펴락하던 열강들이 이번에는 어떤 무기로 힘자랑을 할지 우려된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대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조차도 힘겨운 우리나라가 나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책을 만나보았다. 서울대 김태유 교수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슬기롭게 타고 넘어 주변국이 아닌 '중심'이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한국의 시간>이다.

 

우선 책표지에 적힌 '패권국 한국의 시대가 온다!'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가슴을 설레게 한다. 패권국. 언제나 역사의 변방에 있던 우리나라가 '패권국'이라.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가능할까? 어떻게? 저자가 책을 통해서 들려준 이야기를 실천할 수만 있다면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도 패권을 쥔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려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게 하는 책이다. 물론 변화의 흐름에 앞서 우리가 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산업혁명이 갖는 의미를 감속사회(농업사회)를 가속사회(산업사회)로 이끌었다는 것에서 찾고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했던 조선의 실패를 동북아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다. 조선은 받아들이려는 시도도 안 했고 중국(양무운동)은 받아들이기는 했으나 제도의 변화 없이 기술만 받아들여 실패했고 제도와 기술을 모두 받아들인 일본(메이지유신)이 성공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p.90. '한강의 기적'이 가진 진정한 의미는, 감속하는 농업국을 가속하는 산업국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나라의 저력을 3가지 비밀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수출주도 산업화'를 가능케 한 것이 '적자수출'이었다면, 이 출혈수출을 흑자 수출로 전환하는데 기여한 것이 바로 '최저가 낙찰제'였다.(p.125)라는 글로 세 가지 비밀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세 가지 비밀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한강의 기적이 우연이 아니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였던 남미 국가들의 실패를 비교하며 설명해 주고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었다.

 

3장에서는 준비하지 않고 뛰어든 '세계화'로 경제 침체기로 접어든 우리나라가 다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4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낼 미래에 대한 오해들을 하나씩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반박하고 있다. 직업이 줄어들 것이라는 다포스포럼의 2016년 보고서가 2년 뒤에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만나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다양한 도표와 그림을 통해서 쉽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좋았다.

5장에서는 이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주장을 접하게 된다. 1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놓쳐 아픈 근현대사를 가져야 했던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선진국을 추격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이 주장들을 펼치기 위한 바탕인듯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을 성공적으로 타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한 3가지 비책규제완화를 위한 정부 혁신, 인재확보를 위한 사회 혁신, 활로 개척을 위한 대외 혁신(p.258)이라고 주장하며 자세하게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6장 북극항로를 선점하라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펼치면 좋을 것 같은 외교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러시아가 등장한다. 그리고 북극항로라는 낯선 해상경로가 등장한다.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서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관계도 새롭게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러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게 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고 4차 산업혁명의 기회를 선점하자는 저자의 통찰력 있는 주장이 매력적이었다. 우리가 놓쳐버린 1차 산업혁명은 잊고 4차 산업혁명에서는 선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에너지 넘치는 책이다.

"쌤앤파커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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