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스마르크 - 전환의 시대 리더의 발견
에버하르트 콜브 지음, 김희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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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6. "…시대의 중요한 문제는 말과 표 대결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말과 표 대결은 1848년과 1849년의 위중한 실수였습니다. 우리의 결단은 로써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오토 폰 비스마르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철혈재상'이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전쟁이다. 작은 공국들로 구성되어 있던 독일을 통일시키는 과정에서의 벌인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의 전쟁과 프랑스와의 전쟁 탓인듯하다. 프로이센의 수상이었던 비스마르크의 이미지가 평화보다는 전쟁에 가깝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독일제국 창설자 비스마르크의 진짜 모습은 어떠했을까? 보잘것없는 지방의 귀족에서 독일제국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스마르크가 가진 힘은 무엇이었을까? 독일의 역사학자 에버하르트 콜브 쾰른 대학교 명예 교수는 <지금, 비스마르크> ​를 통해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p.120. 그는 늘 전략적 목표를 염두에 두고 대단히 유연하면서, 다양한 조건을 열어놓는 방법을 구사했다.

저자도 언급하고 있듯이 비스마르크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고 한다. 저자는 비스마르크에게 그려진 '전쟁을 좋아한 냉혈한'이라는 이미지를 지우려 하고 있다. 탁월한 외교 정책으로 독일을 통일하고, 복지 국가로 나가는 초석을 다져놓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많은 근거들이 비스마르크는 전쟁보다 평화를 원했던 인물로 보여주고 있다. 국익에 초점을 맞춘 '현실 정치'를 추구하던 재상 비스마르크는 전쟁보다는 평화를, 다툼보다는 협상을 좋아했다는 것을 많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주장하고 있다.

 

합리적인 외교를 펼쳐 유럽에서 전쟁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했던 인물이 어째서 냉혈한에 전쟁광으로 그려지게 되었을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오해'인듯하다. 제국의회에서의 인상 깊은 연설을 했는데 이 연설에서도 오해는 발생했다.

"우리 독일인은 신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신 외에 세상에서 두려운 것은 없다." 마치 전쟁 선동 표어 같은 훌륭한 연설이다. 그런데 이 뒤에 덧붙인 말이 있다.

"그리고 신을 바라보는 경외심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평화를 사랑하고 가꾸게 한다." 명재상 비스마르크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문장이다.

 

요즘 외교에서 자꾸 버벅대는 우리나라 정치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비스마르크인 듯하다. 하지만 인물은 불가능하니 그의 정신이나 정책만이라도 정치권에서 꼭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시대적, 사회적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지금의 편 나누기, 진영 나누기는 꼭 없어져야 할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한참을 다투더니 식상했는지 이제는 남과 여로 나뉘어 젠더 싸움을 벌이려 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나 씁쓸하다. 당파 싸움이 만들어 놓은 조선말의 혼란을 다시 보게 될 것 같아 두렵다. 오늘의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상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았다. 평화를 추구했던 비스마르크에게 전쟁광의 이미지를 입힌 까닭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꼭 가져보기를 바란다.

"메디치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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