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1945 -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크리스 월리스.미치 와이스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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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다룬 책은 정말 재미나다. 그런데 정사보다는 야사, 뒷이야기가 더 재미나고 흥미롭다.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낸 원자폭탄 투하에 관한 비하인드스토리라면 흥행은 보장된 이야기 아닐까? 세계 역사에서 손꼽히는 결정 중 하나인 원자폭탄 제조와 투하까지의 숨 막히는 과정을 116일간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든 <카운트다운 1945>를 만나보았다. 미국의 보수 방송 폭스방송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와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 미치 와이스가 저자이다 보니 다분히 승전국 미국의 입장에서 서술된 느낌이지만 그래도 한편의 잘 만들어진 전쟁 다큐멘터리를 만나본 듯했다.

 

카운트다운의 시작은 116일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찾은 아지트에서 백악관에서 찾는다는 말에 한 통의 전화를 건 부통령 해리 트루먼이 "이런, 제기랄!"(p.9)하며 백악관으로 뛰어 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망. 그렇게 갑자기 대통령이 된 당황스러운 트루먼에게 더 큰 당혹감이 찾아온다. 미국 정부의 비밀 핵무기 프로젝트 맨해튼 사업의 승계 여부를 떠나 실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 왠지 모르게 긴장은 더해지고 마음은 바빠진다. 그러니 제목이 카운트다운인 이 책은 시작부터 빠른 속도감과 긴장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죽음으로 시작한 카운트다운의 끝은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 '꼬마(Little Boy)'를 투하하는 순간이다. 무시무시한 원자폭탄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 같았다. 그런데 며칠 뒤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의 이름은 '뚱보(Fat Man)'이다. 친근함을 뜻하는 이름이 무시무시한 무기의 이름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하여튼 루이스가 "맙소사,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p.318)라며 히로시마 폭파 상공을 날고 있을 때 카운트다운은 끝나게 된다. 하지만 책은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책은 원자폭탄 투하라는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호흡을 같이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후'를 통해서 등장했던 사람들의 전쟁 후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사건에 참여했던 다양한 부류(과학자, 노동자, 전투기 조종사, 군인, 정치인 등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의 사람들이 등장해서 각자의 삶을 들려주며 거의 매 카운트다운 때마다 새로운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는 끝날 때까지 진행형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인지도 모른 체 전쟁터에 나간 애인 걱정을 잊기 위해  열심히 하는 루스 시슨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랐고 히로시마 원폭으로 엄마를 잃은 어린 소녀 다무라 히데코의 행복을 빌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만들어 놓은 새로운 형식의 역사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새로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어 기뻤지만 그중에서도 무서운 핵폭탄의 귀여운 이름과 트루먼 대통령의 오른팔의 정체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책과함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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