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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 생활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3월
평점 :
술은 즐기지만 와인은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와인에 대한 책을 접해본 적도 없다. 와인은 왠지 모르게 격식을 따지는 까탈스러운 녀석 같아서 쉽게 곁을 내주는 소주를 즐긴다. 그래서 와인에 관한 책도 이번에 만나게 된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이 처음이다. 참 많이 웃고 많은 것을 알게 해 준 책이다. 저자 임승수가 솔직하게 들려주는 와인과 함께 하는 일상은 재미난 코미디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며 몸소 경험한 와인을 소개하는 저자의 열정적인 모습에서는 와인에 대한 저자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선물 받은 와인을 소주처럼 마셨던 기억이 부끄럽게 느껴질 때쯤 들려주는 저자의 실수담은 누구나 그렇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을 준다. 천천히 와인과 친해지는 저자의 모습에서는 와인도 그리 까탈스러운 녀석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와인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멋진 녀석인듯하다. 물론 다른 녀석들에 비해 높은 몸값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마시기 전에 공기와 접촉할 적당한 시간을 주어야 하고 천천히 맛과 향을 음미해야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니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자신의 몸값만큼의 값어치는 하는 녀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