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2 - 전2권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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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8(1권) "인간은 인간일 뿐 인간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개같이 사는 놈들이 잘하는 말이다.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이철환 작가가 들려주는 '사람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이 영화처럼 읽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한편의 영화라기보다는 장편의 일일드라마 같았다. 개개인의 사연을 풀어내기에 한편의 영화로는 부족할 것 같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긴 흐름의 바탕에는 하나의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듯했다. 그래서 가벼운 드라마를 본듯한데도 드라마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채널을 돌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작은 중국집을 운영하며 작가를 꿈꾸는 용팔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가진 다양한 문제를 깊이 있게 접근하고 있다. 용팔이 수시로 적어내는 수첩의 글들을 통해서 들려주는 생각들은 마치 철학자의 생각을 접하고 있는 듯했다. 많은 책을 읽은 용팔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지혜가 담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p.145(2권) 자아를 내려놓아야 만날 수 있는 진실이 있다. 그러나 자아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현실을 살아야 하는 용팔은 아내 영선과 시도 때도 없이 다툰다. 정말 너무나 솔직한 부부가 보여주는 일상은 이 소설이 어둡고 무겁게 흐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서로 쌍욕("지랄을 해라. 지랄을 해.")을 하며 다투지만 그 바탕에는 애정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있어 '사람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부모 없는 어린 남매가 안타까움을 보여주고, 전교 1등 서연을 좋아하는 용팔의 아들 동현이 첫사랑의 애틋함도 보여준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자본주의에 빠진 서연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가정 폭력은 위태롭기만 하다. 서연과 동현을 통해서 우리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들도 보여준다. 고등학교에서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통해서 오늘의 교육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시각장애인 인하가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정인과 만나 쌓아가는 소중한 사랑은 동현과 용팔, 영선이 보여주는 사랑과는 또 다른 모습의 사랑으로 그려진다.


다양한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두 권의 책에 담긴 다양한 사회문제들과 그 속에 몸도 마음도 지친 이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끄집어내고 있다. 서로 간의 소통이 더욱 어려워진 요즘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이 소설이 그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상대방에게 보여준 작은 배려가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바다가 푸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빛을 발할 때 가능할 것 같다. 사회문제라는 묵직한 주제를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지만 숨겨진 감동이 어둠 속의 푸른 바다처럼 깊고 넓은 작품이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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