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 하늘·땅·자연·몸에 관한 2천 년의 합리적 지혜
신동원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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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나 관상 등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룬 책들을 접해보았지만 과학과 문명 발달을 통해서 역사를 접해보는 것은 처음인듯하다. 과학의 발달을 바탕으로 과학의 역사를 다룬 책은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우리 역사 속 과학적 발명품들을 토대로 역사를 만나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한국 과학 문명사 강의>라는 제목부터 조금은 낯설었다. 그런데 책의 두께마저 낯섦을 부추겼다. 본문이 800여 페이지가 넘는 소위 말하는 벽돌책. 하지만 신동원 교수가 들려주는 폭넓은 과학 문명사 이야기는 정말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었다. 정말 뛰어난 재주를 가진 매력적인 저자의 친절한 안내는 우리 과학 문명사를 제대로 알게 도와주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총 6부이다. 1부 하늘은 천문학의 별자리를 시작으로 첨성대, 측우기, 자격루 그리고 수학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조선의 학자 중에 지구 자전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이 있었다는 내용은 정말 흥미로웠다. 2부 땅에서는 풍수지리를 시작으로 세계지도, 지리지 그리고 광물에 대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 자연에서는 인삼, 담배, 김치 그리고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 3대 물고기 연구가(김려, 정약전, 서유구)들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즐거움은 이 책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4부 에는 한의학, 동의보감, 사상의학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전염병 대처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정말 어느 한 챕터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챕터가 없었다. 여성의 사회 활동을 극도로 꺼려 했던 유교 사회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발달할 수 있었던 여성 전문직 '의녀'를 통해 그녀들의 삶도 알 수 있었다. 5부 기술과 발명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만들어낸 11가지의 의미 있는 발명품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중에 '온돌'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6부 한국 근현대 과학사에는 잊고 싶은 우리 역사의 암흑기 속 과학 문명사를 접할 수 있다. 너무나 안타까운 순간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씁쓸했다.

모든 주제에 몰입하면서 피곤하지 않게 벽돌책의 끝을 접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책의 두께는 부담스럽겠지만 책을 읽는 그 순간부터 부담감은 잠깐이라도 느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정말 흥미로운 주제들을 너무나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어서 재미난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그런데 우리의 과학 역사를 접했는데 전 인류의 과학 역사를 만나본 듯하다. 아마도 인류 문명사의 근간이 되는 종이, 철도 등의 발명품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일 것이다.

저자는 우리 과학문명의 가치를 세계 문명사에 끼친 영향보다는 세계 문명의 수용과 활용에서 찾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수용하고 발전시킨 또 만들어낸 우리 과학문명사가 다양한 방면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우리 과학문명사를 재미나게 접해보고 싶다면 언제든 이 책을 만나보기 바란다.

책과함께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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