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p.411. 우주 만물은 먼지에서 태어나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초기의 먼지는 엔트로피 2단계 과정을 거치면서 질서 정연한 천체를 만들 수 있었지만, 마지막 단계의 먼지는 너무 엷게 퍼져 있어서 황량한 공간을 정처 없이 표류할 뿐이다. 물리학자들은 이 시기를 '시간의 끝end of time'에 비유하곤 한다.

컬럼비아대학교 물리학과 및 수학과 교수인 브라이언 그린이 들려주는 우주의 시작과 끝을 만나보았다.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세상의 시작과 끝이라니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긴장했지만 '서문'에 담긴 "가능한 한 일상생활 속의 유사한 사례와 비유를 통해 이야기를 끌어갈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용기​를 내어 지구 종말을 향하는 우주선에 승선해보았다.

p.42. 이 법칙(열역학 제2법칙)을 일상적인 용어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제아무리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도 폐기물이 양산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엔드 오브 타임>이라는 우주선에는 대행스럽게도 너무나 친절한 선장이 있다. 어린 시절 가스오븐 사고를 분자 확산의 예로 사용할 만큼 솔직하고 재미난 인물이 우주의 탄생부터 천천히 설명해 준다. 물리학 책을 읽고 있는데 자꾸만 다음 페이지를 읽고 싶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한다. 아마도 어려운 이론보다는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는 까닭인듯하다. 담고 있는 내용은 정말 광범위하고 어려운 물리학 이야기이다. 하지만 마치 우주의 일생을 대하드라마를 통해서 만나고 있는 듯해서 쉽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었다.


시작은 빅뱅으로 탄생하게 된 우주 이야기이다. 그러고는 우리 인류의 시작을, 생명체의 탄생에 대해 들려준다. 별에서 생명체를 거쳐 인식, 언어, 이야기, 예술 등의 인문학적 이야기도 가미한다.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인문학 이야기는 결국은 입자에 닿아있었고, 수학자가 들려주는 마음 이야기는 방정식에 닿아 있었다. 하지만 입자와 방정식으로 만나보는 언어, 예술 이야기는 정말 특별했다.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방향으로 바라보게 된 세상 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의 바탕은 엔트로피진화이다. 두 가지를 바탕으로 작은 입자가 별을 만들어내고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입자물리학, 천체물리학 그리고 우주론이 안내하고 있다. 현재 다수의 물리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주론과 어쩌면 대세가 될지도 모르는 순환 우주론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가볍게 딱 재미있을 정도만 알려준다.

과학과 인문학을, 별과 인간의 마음을 넘나들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저자가 왜 뛰어난 과학전도사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어려운 방정식 등을 담은'후주'만 60 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빅뱅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베토벤을 지나 미래로 향한다. 우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생각을 느낀다는 표현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너무나 많은 질문과 답을 통해서 세상의 시작과 끝을 만나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와이즈베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