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02 - 멋진 신세계, 2021.1.2.3
문지혁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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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epiic)은 다산북스에서 출판하는 계간지이다. 서사시나 서사문학을 뜻하는 epic에 모음 'i'를 하나 더해 만든 책에는 'i'가 많이 등장한다. 창간호(에픽 #01)에서 'i'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i''자아'를 뜻한다고 한다. 그러니 'i'의 수는 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무수히 많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자아를 우리는 오늘도 마주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내가 아는'나'와 남이 보는'나'는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내 속에 자아가 하나만 있다면 그것은 또 얼마나 심심할지. 정말 제목부터 확 끌리는 책이다.

이 책<에픽#02>는 크게 3개 part로 구성된다. 그 속에 논픽션, 에세이, 리뷰, 픽션 등이 담겨있다. 픽션에 담긴 5개의 소설은 각 작품의 개성을 뚜렷하게 맛볼 수 있어서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검색하게 한다. 리뷰에 소개된 작품들을 접해본 것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깊이 있는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듯했다. 논픽션에서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며 열심히 살고 있는 이들의 진솔한 삶을 만날 수 있는 감동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TV프로그램『1박2일』막내 작가였던 김대주 작가가 들려준 에세이에서는 어느 평범한 하루가 가지는 의미를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며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다.

p.194. 운명이란 영원한 실패를 인정하기 위해 인간이 발명해낸 변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사건의 개요를 미리 감지하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실패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i+i 앞장과 뒷장 사이의 우주에서 들려주는 '책을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책이, 종이로 만든 책이 가지는 가치를 생각하며 책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 '렉또베르쏘'라는 공방의 대표와 문지혁 작가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잘 조화를 이루어 책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에픽#02>에는 픽션과 논픽션을 조화롭게 배치해서 픽션 속에 'i'와 논픽션 속의 'i'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책의 첫 느낌은 노란색 표지 덕분에 밝고 따뜻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따뜻하다. 마음 아프고 가슴 시린 이들의 이야기도 누가, 어떻게 들려주느냐에 따라 느낌을 달리하는 듯하다. 공감할 수 있는 '나'가 아픈 '상대방'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들려주는 이야기는 'i'에 대한 또 다른 접근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i'가 '자아'를 뜻하든,'상대방'을 뜻하든, 추가된 글자 하나가 넓혀놓은 생각과 이야기의 폭은 정말 넓다. 그 폭넓은 생각들이 담긴 픽션과 논픽션의 만남이 너무나 매력적인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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