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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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00일 동안 세계 곳곳을 탐험하고 그 긴 여정 동안 느낀 지구의 변화를 담은 책 <인류세의 모험>으로 스티븐 호킹, 제레드 다이아몬드 등 세계적인 연구자와 저술가에게 수여되는 '영국 왕립학회 과학 도서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가이아 빈스의 2020년 신작 <초월>을 만나보았다. 모든 종을 뛰어넘어 생태계의 왕좌에 오른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 느낌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떠올리게 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다. <사피엔스>가 환경적인 변화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면 <초월>은 환경적, 문화적 변화를 만들어가는 '인간'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p.130. 문화적 진화의 핵심 원동력은 에너지의 생산이나 흐름을 개선하는 새로운 관습이다. 따라서 유전자의 생존율도 개선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인류를 다루는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 우주의 생성부터 시작한다. 물리학에서 시작해서 화학을 거쳐 생물학적 유전에 닿는 일반적인 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본문에 들어서면 다양한 인류의 모습을 예로 들면서 인간의 진화를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본문의 내용은 4개의 주요 테마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불, 언어, 미 그리고 시간. 인간이 생태계의 정점에 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불을 다룰 수 있었던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불을 비롯한 도구의 사용이 인간의 가장 확실한 장점이 된 순간을 저자는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p.149.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적응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모든 종을 초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언어를 사용해서 문화를 축적하고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을 통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진 지혜가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중요한 바탕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들려준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미(美)에 대한 기술이었다. 아직 인류 진화를 다룬 책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인지 '아름다움'으로 인류의 진화를 이야기하는 책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아름다움이 인류의 진화에 준 영향에 대해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했다.

 

p.393. 모든 동물이 먹을거리와 짝을 찾으려는 생물학적 충동으로 움직일 때 인간은 그것 말고도 의미와 목적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와 목적을 아름다움에서 찾는다. 그리고 지식의 추구 안에서도 찾을 수 있다.


500 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분량의 책이다. 그것도 과학을 다룬 책이다. 하지만 <초월>은 너무나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인간, 우리들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인듯하다. 또, 아직도 원시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인간의 과거와 오늘을 보여주고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과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과학이 주는 무미건조함이나 부담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책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재미있었다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재미있었다면 이 책 <초월>은 더 재미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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