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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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되었고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크 샌델의 신작을 만나보았다. 저자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에는 '정의'로 정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비록 저자는 미국 사회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는 내내 우리의 요즘을 떠올리게 만드는 생각할 게 많은 책이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우리 사회보다는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공정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책은 미국보다는 우리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 모르겠다.

참 다양한 방법으로 부와 명예를 세습하던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뻔뻔한 변명을 들으며 우리 사회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정한 경쟁이나 정의는 이미 없어진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마이크 샌델이 생각하는 공정한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그런 사회는 유토피아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래도 우리가 공정을,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공정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곳으로 대학을 지목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를 대학을 나온 소수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다수를 지배하는 계급 제도의 부활이라 말하며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 말하며 능력주의가 내포한 결함들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환하게 보여준다. 능력은 돈과 지위를 가진 자들이 더 얻기 쉽기 때문에 능력주의는 현대사회의 세습 귀족제라 말하고 있다. 사유 제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에서는 빈부격차는 필연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불평등은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대학 입시 나아가 교육 제도의 공정성 회복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줄일 수 있다 말하고 있다. 부모의 힘으로 좋은 대학을 나온 이들이 그것을 마치 자신의 능력인 양 자만하는 것을 경계하자고 말한다.

 

어떤 때 보다 정의와 상식, 공정이 무너져버린 시대를 살고 있어서인지 마이클 샌델의 이야기에 더욱더 공감하게 된다. 흥미로운 예시들과 깊이 있는 사유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가 만들어낼 더 큰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공정하다는 것은 곧 정의가 실현되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풀어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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