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의 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2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박승후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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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8. "인간은 아무도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죽는대.……."

       "내가 널 필요로 해줄게. 그러니까 너도 날 필요로 해.

        내가 널,아니 사토시를 절대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p.213. 늘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어릴 적에도, 중학교 시절에도, 성인이 된 뒤에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언가에 절망하려 할 때마다 자신을 살려주려는 누군가가 반드시 눈앞에 나타났다.

형이 확정된 사형수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왜 그녀는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하야미 가즈마사<무죄의 죄>의 전체적인 느낌은 어둡다. 아니 다나카 유키노가 교도서의 불투명한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듯 흐릿하고 암울하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전 노가수는 자신의 노래를 통해서 소크라테스에게 물었다. 세상은 왜 그런지, 또 사랑은 왜 그런지. 이 작품의 작가도 사형수 유키노를 통해 우리들에게 묻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이 무언지, 삶이 무언지.

 

이야기는 판사의 판결문 내용을 통해서 천천히 전개된다. 시간의 흐름은 느린듯하지만 진실에 접근해가는 흐름은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필요한 사람이 되기위해서 끝없이 노력하며 산 유키노를 둘러싼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진실에 다가서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픔과 슬픔속에 살았던 한 소녀의 삶이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

 

"책임감을 갖추지 못한 열일곱 살 어머니 밑에서……."

"양부의 거친 폭력에 시달렸으며……."

"중학교 시절에는 강도치사 사건을……."

"죄 없는 과거 교제 상대를……."

"계획성 짙은 살의를 봤을 때……."

"반성하는 기색은 거의 보이지 않고……."

"증거의 신뢰성은 지극히 높으며……."

"사형에 처한다……."

 

판결문 내용만 보면 무고한 세명의 생명을 빼앗은 방화 사건을 일으킨 유키노의 사형은 타당해보인다. 하지만 판결문을 반박하듯 등장한 인물들을 통해서 알게되는 진실은 사형 제도의 허와 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소설이 이야기하는 주된 내용은 사형제도가 아니다. 한 인간의 삶이 변형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들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키노의 삶은 왜 그렇게 이어졌을까? 착하고 여린 한 소녀의 삶이 이기적이고 못돼먹은 이들에의해 파멸로 치닫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팠다.

 

그런데 우리가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 판결문에 보이는 것으로만으로 사형수 유키노를 판단한다면 아마도 착하고 여린 한 소녀의 짓밟힌 삶은 묻히게 될 것이다. 유키노의 엄마는 딸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녀는 양부의 폭력에 지속적으로 시달리지도 않았다. 어린 유키노를 기억하는 친구들이 등장하고, 그녀와 손잡고 엄마의 죽음을 함께 견딘 의붓 언니가 등장한다. 누군가 슬퍼하면 다같이 돕기로 했던 친구들은 방화사건의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그 진실은 너무나 힘든 삶에 지친 유키노를 구할 수 있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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