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
마크 모펫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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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로 가득 찬 장소를 들어갈 때 어떤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었나? 아무런 느낌이나 생각 없이 들어가고 머물다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 여기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하는 흥미로운 생각을 만나보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방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무언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저자 마크 모펫은 '곤충학계의 인디아나 존스', '무모한 생태계 탐험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현장 탐구에 나서는 동물행동학자이다. 그런 저자가 100여 개국에 걸친 현장연구와 많은 자료조사를 통해 쓴 책이 <인간 무리>이다. 인간의 사회를 무리라 칭한 제목부터 독특하다.

 

책의 부제 '왜 무리 지어 사는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인간의 무리 생활이다. 즉 인간의 사회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시작이 독특하다. 모르는 이들이 있는 커피숍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갈 수 있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무리 지어 생활하는 침팬지나 보노보도 모르는 상대방을 만나면 싸우거나 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언제부터 왜 아무렇지 않게 낯선 이들과 어울리며 살게 되었을까? 저자는 내부자와 외부자를 구별하는 '표지'에 중심을 두고 우리 사회의 발생(Arise), 번창(Thrive) 그리고 소멸(Fall)에 대해 들려준다.

 

인류가 작은 무리를 지어 살다가 규모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가를 이루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저자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에 대해 들려주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도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는 사회란 단순한 가족을 넘어 비슷한 다른 집단과 구분되는 공통의 정체성을 갖고, 세대를 거쳐 끊이지 않고 유지되는 개별 집단이라 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한 공동의 정체성이 내부자와 외부자를 구별짓는 표지인 것이다. 개미를 비롯해서 다양한 무리와 함께 최근까지 남아있는 수렵채집인들의 사회를 들여다보고 인류의 사회를 설명하고 있다.

 

p.21. 외래성foreignness 현상이란 객관적으로는 사소한 차이에 불과한 것이 사람 사이에서 엄청난 골을 만들고, 거기서 생겨난 파문이 생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삶 구석구석으로 퍼져가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내용이 담겨있어 힘들게 읽었지만 '사회'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너무나 새롭고 독특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다문화 사회를 쉽게 받아들이는 못하는 까닭을 만날 수 있었고 또 왜 외부자들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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