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ㅣ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열두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다양한 분야의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서가명강 시리즈 열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권오영이다. 저자는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 현장을 비롯한 국내·외 유적의 발굴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이다. 인류의 기원을 찾아가듯 우리 역사의 시작을 찾아가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국사 수업 시간에 야사野史라 불리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처럼 너무나 재미나고 즐거웠다. 잃어버린 역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기록되지 않는 가야의 문화를 찾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p.60.'백문이 불여일견'이 진리이듯이 '백기록이 불여일유물'인 경우가 자주 있다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에서는 우리 고대 역사를 연구, 조사하는 방법으로 책보다는 유물과 유적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한반도에 국한된 조사, 발굴이 아닌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주장한다. 중국이나 일본을 넘어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까지 폭넓은 연구 조사를 통해서 기록되지 않은 우리의 고대사를 추적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왜 그런 연구 조사가 필요한지는 이 책을 통해서 자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임나일본부설을 무너뜨릴 수 있는 증거도 유물과 유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거기에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인골'에 관한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꼭 한번 유물, 유적 발굴 현장에 방문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만든다.

p.97.'태왕릉'이란 글자가 떡하니 새겨진 전돌이 발견되어도 주인공을 쉽게 확정할 수 없는 신라와 고구려 왕릉에 비해, 변변한 유물도 발견되지 않았던 쌍릉 대왕묘의 주인공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인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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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교류의 길, 글로벌 삼국시대를 열다에서 저자는 앞으로 고대사 연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폭넓은 교류를 통해서 다양한 연구 조사를 시도해 보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경주 신라의 무덤에서 로만 글라스가 발견되고 페르시아에서 신라의 그릇이 발견될 정도로 고대 사회에도 활발한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의 유적과 신라의 유적이 연결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조금씩 찾아가는 우리 고대사가 너무나 흥미롭게 담겨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교과서에서 자주 접했던 일본이나 중국, 고구려, 신라 그리고 백제의 이야기보다는 가야 이야기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잘 알려진 유물이나 유적이 아닌 '인골'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알게 되어서 더욱 좋았다. 유물과 유적이 만들어내는 고대사는 기록된 고대사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지는 듯하다. 그런 깊은 의미를 쉽고 편안하게 담아낸 흥미로운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