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에 학교 계단을 오르면 12개였던 계단에 13번째 계단이 나타나며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지훈의 오해는 엄청난 사건으로 전개된다. 제발 오해가 풀리기를...
p.149. 하지만 현재로 돌아가서도 네가 보고 싶어 눈물을 흘렸던 나는. 18살의 나일까, 32살의 나일까.
다산북스 웹 소설 공모전 대상을 받은 주영하 작가의 <시간의 계단>이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웹툰 작가인 제뉴에 의해서 너무나 멋진 웹툰으로 재탄생했다. 아직도 웹툰으로 연재 중인 <시간의 계단>은 리디북스 '2019 리디 만화 대상 베스트 웹툰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웹 소설과 웹툰으로 모두 수상하였으니 스토리와 그림 모두 엄청난 완성도를 보이는 건 당연한 것일 것이다. 탄탄한 스토리는 미스터리 로맨스 장편소설을 보는 듯했고 아름다운 그림은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했다. 만화책이지만 소장 가치 충분한 작품이다. 아쉬운 점은 아직도 연재 중인 관계로 이번에 만나본 단행본 1 ~ 3권은 53화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완결 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결혼을 앞둔 32살의 연아는 막장 드라마에 꼭 나오는 못된 시누이가 자신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난다는 소리에 마음이 심란하다. 잊고 싶었던 사건 하나가 떠오른 탓이다. 기억하기 싫은,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첫사랑 지훈의 죽음. 화재로 첫사랑을 잃은 연아가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의 뒤에는 좀 더 어두운 비밀이 숨겨있었다. 그리고 그 비밀은 18살의 연아로 돌아간 32살의 연아가 하나씩 풀어간다. 결말을 알고 있기에 다시는 지훈과 엮이지 않겠다며 자신의 과거에서 어둠을 걷어내려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게 되고 또다시 지훈을 사랑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다니던 학교 계단을 통해 18살 연아로 돌아간 32살의 연아가 지훈과 펼치는 가슴 설레는 풋풋한 첫사랑은 너무나 유쾌했다. 하지만 연아를 둘러싼 과거의 어둠과 현재의 슬픈 현실은 정말 안타까웠다. 완결은 꼭 지훈과 연아가 행복한 사랑을 이어가길 바라본다. 과거에서는 지훈의 오해가 풀리고 현실에서는 연아의 그릇된 결혼관이 바뀌길 기대해본다. 원조교제, 왕따, 갑질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