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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를 위한 변론
우재욱 지음 / 지성사 / 2020년 5월
평점 :
p.199. 인간이 사는 곳에는 다른 동물들도
산다.
…(중략)…
들개도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다.
<들개를
위한 변론> 제목이 주는 첫 느낌은 흥미와 재미였다. 이제는 동네 산책길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주인 없는
개와의 애틋한 인연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물론 독박골의 동네 개들과 북한산 들개들과의 인연이 소개되고는 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내용이 읽기를 방해하는 답답한 책도 아니다.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은 적당한 깊이의 '들개' 넓게는 '개'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한라산에
노루를 잡아먹는 들개들이 산다고?
개와 늑대는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른 점이 더 많고 단지 조상만 같을 뿐이란 이야기를 시작으로 책은 시작한다. 개의 뿌리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개가 가축이 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론들을 들려준다. 야생에 사는 딩고와 동네 주택가에 사는 파리아개를 소개하고는 우리나라에
사는 정확히는 저자가 만나본 독박골의 동네 개와 북한산 들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개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저자
우재욱이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의 중심은 '들개는 위험하지 않다' 와 유기견의 안락사에 있는 듯하다. 북한산 들개들은 사람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먼저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위험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유기견의 안락사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들개'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아서란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반려견이라며 함께하던 사람들에게 버림받아 상처받은
개들이 선택한 것이 산속에 살면서 밤이면 '쓰레기'를 뒤지는 것이다. 그런 개들의 결말이 '안락사'라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인간들의
비인간적인 행동이 만들어낸 들개, 유기견은 우리 사회가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자연, 생태계인 것 같다. 개에 대한
생물학적, 인류사적인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 주변의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까지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