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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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터져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것들 중에 하나가 온라인상에서의 막말에 의한 사건사고이다. 익명성이 만든 병폐로 치부하기에는 그 폐해가 너무나 크다. 그 근본 원인과 치유 방법은 무엇일까?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언론인에게 수여하는 다수의 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인 악셀 하케<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에서 제시하는 원인과 치유 방법을 만나보았다. 저자는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이 타인을 배척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하며 품위 있는 삶을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다(p.108)고 말하며 현실에서 타인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게 된 까닭을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만연한 현실 속에서 각 개인들이 안정감과 자존감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을 배척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더 큰 사회적인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타인들을 배척하고, 타인들에 무관심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p.208. 품위란 다른 이들과 기본적인 연대 의식을 느끼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생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라고.

온라인에서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나와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사회 안에서 온전히 머물 수 있다.(p.167) 나와 뜻을 같이 하지 않는다면 무시하면 된다. 즉 나만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잘못 형성된 연대감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유대감을 해치게 되고 그 영향은 각 개인의 불안과 두려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저자는 건강한 사회는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연대감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말하고 있다.

'품위'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면 먼저 '결심' 하나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결심은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 생각이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 끊임없이 '분별력''판단력'을 동원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즉 '기본 설정값'을 넘어서 '문제를 다르게 보려는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타인을 '존중'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지혜가 담긴 책이다. 타인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는 부메랑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흥미로운 주제를 호프집에서 친구와 대화하며 들려주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품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설 속에서, 철학가들의 글 속에서 찾아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비록 저자는 독일 사회가 가진, 유럽이라는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바탕으로 품위 있게 사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들이 가진 사회 문제는 우리가 가진 사회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우리 사회가 더 큰 문제를 안고 있기에 충분히 공감하며 접할 수 있었다.

 

p.147. 이러한 자기중심적 불청객들이 사회의 엘리트층과 여론 주도층으로 흘러들어 기존의 사회적 연대 및 존중을 뒤덮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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