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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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3. 회의와 비관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최선을 다해 서로 선의를 나눠야한다.

p.160. 스스로 반창고를 붙이지 않는 이상 가슴은 아물지 않는다.

p.237. 종착역에 도착할 때까지 자기 자신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최선이다!

<누고도 혼자가 아닌 시간>의 원제는 <note to self>이다.​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다 또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다 정도로 번역될 것 같은데 제목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자아를 찾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뇌하고 아파하는 젊은 저자의 생각이 담긴 책이다. 세상을 대하는 용기 있는 젊은이의 당당함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원제의 의미에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저자 코너 프란타는 500만 명이 구독하는 미국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사업가이다. 전 세계에서 158번째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유튜버가 일기처럼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이다. 유튜버로서도, 사업가로서도 성공한 스물네 살의 젊은 저자가 쓴 에세이는 어떤 빛깔일까? 겉으로 보이는 성공한 삶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저자의 심연의 생각을 담고 있지만 책의 전체적인 색은 밝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우울함이 가득한 어두운 빛깔도 아니다. 어두운 우울함을 이겨내려는 저자의 강한 의지가 어둠을 밝은 빛깔로 채우려 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시(詩)가 많이 담겨있다. 소소한 일상이 묻어나는 강한 색채부터 저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회색빛까지 다양한 사진들과 시들이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젊은 저자가 느낀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글들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순수한 아이가 쓴 글처럼 거침이 없고 솔직하다. 짧은 문장 속에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미사여구 없이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짧은 문장들이 숨이 차게 만들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하다. 아마도 사랑, 친절, 공감을 퍼뜨려야 한다는 생각을 품은 젊은이가 쓴 '일기'같은 글이기에 그런듯하다.

내면에 신경 쓰기 시작하자 변화가 찾아와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는 젊은 저자는 우울함에 지지 말고 우울함이 찾아오면 자기 자신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믿고 계속 나아가라 말한다. 성(性) 정체성에 혼란스러움을 겪고 커밍아웃 하는 순간까지 너무나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력감과 패배감, 슬픔의 심연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스물네 살의 젊은 이가 쓴 에세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깊이가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고 살아가려는 자세가 너무나 좋다. 성공을 이룬 젊은 사업가의 자기 자랑이 아닌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젊은이의 고뇌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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