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p.204. "난 오래전에 사람들이 날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아냈어. 그건 바로 그들을 좋아하지 않은 거야."


p.211. "무가치, 무가치한 사람이 될까 두려워."

같은 이름을 가진 연인을 다시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것도 자신에게 실연의 아픔을 주었던 상대와 같은 이름을 가진 연인을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 소설의 주인공 콜린은 캐서린이라는 이름의 연인에게 매번 차였다. 그것도 열아홉 번이나. 열아홉의 나이에 열아홉번이나 차인다는 것도 기록적인데 그것도 캐서린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연인에게 열아홉 번이나 차인 콜린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는 에드거 앨런 포 상 등 권위 있는 상을 다수 수상한 인기 작가 존 그린의 작품이다. 존 그린이라는 작가는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 그때 작가의 위트 있고 유머 넘치는 문장에 매료되었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높은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 주었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재미난 등장인물들 그리고 위트 있는 문장들이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생후 25개월 된 아이가 신문을 읽었다면 그 아이는 천재가 맞을 것이다. 하지만 열아홉 살 콜린은 자신은 천재는 아니고 영재라 말하며 자신의 열아홉 번째 실연의 슬픔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콜린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친구 하산은 콜린과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소설은 시작한다. TV에 빠져 대학 입학도 미룬 독특한 친구 하산과 그보다 더 독특한 콜린의 자동차 여행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목표 없이 떠난 자동차 여행은 길가의 표지판을 보고 찾은 외진 마을 것샷에서 끝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페르디난트 대공의 무덤이 미국 테네시 주에 어떻게 자리하게 되었을까?

 

소설의 중심 흐름은 천재 콜린이 연인 관계에서 차이는 쪽 과 차는 쪽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겠다며 자신의 열아홉 번의 실연 과정을 정리하고 그래프로 도식화하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맡는다. 수학의 공식과 함수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이렇게 재미난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정답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는 주인공 콜린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그녀의 이름도 '캐서린'일까?

 

열아홉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가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함수 그래프로 그려진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부록'에 설명된 수학 공식이 연애 공식처럼 느껴진다. 콜린의 연애 공식이 정리된 것일까? 콜린과 하산은 지루하고 무의미한 삶을 피해 여행을 떠났다. 실연의 아픔을 잊고 사랑의 공식을 찾아 나선 콜린과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한 하산이 만들어가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유쾌하다. 유쾌한 상황이 아닌데도 살짝 미소를 짓게 한다. 불안하고 우울한 이야기들이 주위를 맴돌고 있는 요즘 잠깐이나마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상큼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