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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평점 :
p.365.
아버지가
말했다. "일이란
말이지, 돈을 버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거야. 사람들이 기뻐하는 얼굴을 보면 즐겁거든. 그렇게 하면
돈은 나중에 따라와.
손님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장사는 망해."
1998년
『끝없는
바닥』으로
제44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 이케이도 준은 2010년
『철의
뼈』로
제31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2011년
『변두리
로켓』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화려한
수상 경력보다 더 눈에 띄는 작가의 이력은 지금까지 발표한 25개의
작품 중 15개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소개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만나본 장편소설 <일곱개의
회의>
역시
『내부고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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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의
전쟁』이란
제목의 영화로 국내에 개봉되었던 작품이다.
이케이도
준이 만들어낸 작품들의 어떤 매력들이 다시 영상으로 재탄생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케이도
준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한건 『한자와
나오키』를
통해서이다.
너무나
재미있는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마음에 쏙 들었던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동명의 드라마도 만나보고 싶었고 다시 보기로 만나보았다.
이번에
접한 <일곱개의
회의>
역시
영화로 다시 만나보고 싶다.
『한자와
나오키』의
등장인물들 보다 더 특색 있는 캐릭터를 지닌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지 꼭 확인해보고 싶다.
이번
소설에도 회사라는 조직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
시키면
무엇이든지 하는 지시에 순응하는 사람,
나
아니면 되는 수수방관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지위만 지키려는 사람 등 회사라는 조직에는 ‘꼭’
있는
사람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기업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직 내 숨겨둔 이야기를 다루면서 ‘재미’에
‘미스터리’까지
담아내 이야기의 속도감과 긴장감이 배가된 느낌이다.
내부고발을
대하는 ‘도쿄겐덴’
임원들의
모습은 낯설지가 안았다.
그만큼
이 소설은 리얼리티에 가까운 것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이지만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기업 비리에 익숙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피
말리는 영업회의 시간마다 졸기만 하는 무사안일이 모토인듯한 만년 계장 핫카쿠는 사건의 전말을 알려고 달려드는 이들에게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지 않는 편이 좋아.”라
말한다.
그가
알고 있는 ‘도쿄겐덴’의
비밀은 무엇일까?
사회정의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내부고발자’가
되려는 인물은 누구일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라는 표면상의 이유로 덮으려 했던 거대한 음모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기업의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회사라는 조직에 파묻혀 정의도 선도 잃어버린 안타까운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스토리가 끝날 때쯤 성공과 선(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 있는 생각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삭막한
조직 문화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군상들의 심리가 너무나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어서 책장을 쉴 새 없이 넘기게 하는
소설이다.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무엇인지,
이케이도
준의 매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