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하우스
욘 포세 지음, 홍재웅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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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에 작가의 수상 경력이 따로 소개될 만큼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최근 몇 년간 노벨문학상 수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욘 폰세는 입센 이후 노르웨이의 최고의 작가라 불린다고 한다. <보트 하우스>욘 폰세의 초기작으로 이 작품의 강렬한 도입부는 현대 노르웨이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아마도 정말 커다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처음 책장을 열고 만난 생경한 도입부는 당황스럽기만 했다. 장난처럼 반복되는 문장들이 정말 독특하게 느껴졌다.

책은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작품의 화자인 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2부에서는 를 불안하게 만든 이 작품의 갈등의 시작인 나의 친구크누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3부에서는 작품 속 이야기들의 끝을 들려주고 있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지극히 평범하다. 1부에서 , 2부에서 크누텐도 그들이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 왜 괴로움으로 퇴색했는지 뚜렷하게 들려주지 않는다. 그저 세월과 함께 우정으로도 묻힐 수 없었던 무언가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들게 한다. 어쩌면 뚜렷한 까닭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의 원인이 될만한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10여 년 후 두 친구의 재회를 방해하는 까닭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그런 평범한 스토리를 다시 보고 싶은 이야기로 만들어낸 건 작가의 독특한 문체인듯하다. 이야기의 첫 문장 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도대체 몇 번 반복되는지 모를 정도로 등장한다. 반복되는 문장들은 화자인 의 불안감을, 스토리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인지도 모르겠다. 크누텐이 이야기를 이끄는 2부에서도 문장들의 반복은 계속된다. 이건 견딜 수가 없어. 이렇게 계속할 순 없어 크누텐이 보여주는 불안감이나 초조함은 가 보여주는 불안감이나 긴장감보다 더 인간적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1부에서 반복되는 문체의 리듬에 적응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2부는 좀 더 재미나게 만나 볼 수 있었다.

 

연습하러 보트하우스에서 보자, 보자, 우리는 늘 서로를 만나기로 했다.’매일 밴드 연습을 같이하고 연주도 같이 했던 절친이 음악선생님이 되어 그의 가족과 함께 휴가차 돌아온다. 그런데 친구 가족의 휴가는 를 다락방에 스스로 가두는 원인이 된다. 이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 스토리 세 개의 축중 하나인 크누텐의 아내와의 사연일까? 별다른 사건 없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보여주는 나와 크누텐의 심리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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