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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슬리버 지음 / 몽스북 / 2020년 1월
평점 :
역대
최고 1400만
조회 기록을 새우며 2018‘조아라
77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한 슬리버의
<기적의
분식집>을
만나보았다.
소설의
스토리를 모티브로 한 온라인 게임도 출시된 작품이라 정말 큰 기대를 하며 만난 작품이다.
작품에서
말하는 ‘기적’은
무엇일까?
우선
작은 방 구석에 나타난 ‘물결치는
푸른 문’부터
기적은 시작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는 주인공의 용기와 호기심이 ‘기적’의
시작을 이어간다.
현실의
세계와 게임 같은 환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푸른 문과 환상의 세계에서 주인공 강성호의 곁을 지켜주는 산고양이 딩고가 기적의 시작이라면 분식집 사장 성호의 용기가 기적을 완성한
듯하다.
그런데
기적의 바탕에는 환상의 세계에서 얻은 능력치를 전혀 과하지 않게 현실의 세계에서 선하게 사용하는 성호의 착한 심성이 자리하고
있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도와주는 분식집 사장님 성호. 판타지아 대륙의 헌터 성호의 착한 심성과 용기가 만들어내는 기적은 신비로운 환상 세계의 재미난 모험으로,
팍팍한 현실 세계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이 소설의 스토리를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신비한 이야기와 재미난 이야기 거기에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작가의 상상력에 녹아들어 정말 엄청난 작품이 된다.
주인공
성호에게 환상 세계에 길동무 딩고가 있다면 현실 세계에는 단골 세 소녀가 있다. 판타지아 대륙의 자유로운 산고양이 딩고를 현실의 제도에 얽매인
여학생 미혜, 나경, 은주는 너무나 이뻐한다. 어쩌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딩고의 자유가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조그만 분식집의 특별한 사장님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세 소녀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고 즐겁게 노력하며 앞으로 나가는 '기적'을 보여준다. 소녀들에게 '분식집'이라는
공간은 성호의 '푸른 문'처럼 기적이 시작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판타지아 대륙을 모험하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버프(buff)는 지속적이지는 않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이것이 또
다른 기적이다. 환상세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라면 현실의 세계와 분리되고 스토리도 분리될 것이다. 그렇게 두 세계가 분리된다면
<기적의 분식집>의 스토리는 그다지 풍부하지도, 신비하지도 않게 될 것 같다. 푸른 문 저편에서 얻은 '요리 스킬'로 성호는 전문
요리가들을 놀라게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의 스토리를 가장 풍부하게 만드는 스킬은 주인공의 본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동물 친화 스킬'이다.
우연한
방송 출연이 계기가 되어 동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로 알려지면서 일상 속에서도 동물들과의 모험을 시작한다. 호랑이의
목에 걸린 뼛조각을 맨손으로 꺼내고, 동물원을 탈출한 말레이 곰을 엎고 산을 내려오는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외진 분식집에서
성호가 만들어내는 신기한 요리만큼이나 신비로운 이야기가 넘쳐서 결국 밤을 새우며 읽게 되는 책이다. 끝을 만나지 않고는 책장을 덮을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런데 이 책은 판타지아 대륙을 탐험하는 시작에 불과한듯하다. 이제 첫 번째 스테이지가 끝났다. 본격적인 탐험을 위한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것이다. 모험 준비를 마친 분식집 사장님 성호의 다음 스테이지들이 정말 크게 기대된다. 두 번째 스테이지로 오르기 위한 순간을 함께하는
행복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