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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평점 :
고대
로마 사회에서는 가능했다는 동성 간의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을 설파하는 기독교 사회에서는 죄악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죄의식은 아직도 성적 취향이 다른 소수자들을 음지로 몰아넣고 있는 듯하다.
그런
어둠을 한여름 호숫가로 끌어내서 밝게 들려주는 소설<사라지지
않는 여름>의
첫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이
책은 에밀리
M.댄포스의 장편 소설로
두 권으로 구성된 책 중에서 1권을
만나본 것이다.
이
소설은 선댄스영화제 대상 수상작 『캐머런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의
원작이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사춘기 소녀 캠이 주인공이다.
1권에서는
캠이 남들과 다른 자신의 선적 취향에 대해 자각하면서 혼란스러워하며 결국 받아들이는 과정이 평범한 10대들의
일상과 함께 그려지고 있다.
주인공
캠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친구 아이린과 12살
때 키스를 하게 된다.
소녀의
사랑은 이성이 아닌 동성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숨겨야 하는 둘만의 ‘비밀’이
되고 만다.
그런데
그 ‘비밀’의
무게가 얼마나 크고 무거웠던지 엄마와 아빠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에도 캠은 ‘엄마와
아빠는 우리 일을 몰라.
엄마
아빠는 몰라,
그러니까
우린 안전해’(p.49)라며
안도를 한다.
캠의
키스에 대한 설렘과 환희는 죄의식으로 함몰되어버린 것이다.
캠이
느끼는 죄의식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사회가,
종교가
만들어 놓은 제도와 규약이 자유로운 인간의 사랑을 속박하고 있는 한 소수자들의 사랑은 여전히 특별하게 취급받게 될 것이다.
그
험난한 사랑을 캠은 지속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인해 혼란스러운 캠에게 린지의 등장은 자신의 성적 취향을 인정하고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작은 빛줄기가
되어준다.
린지는
대도시 시애틀에 살고 있어서 동성애라는 남들과 다른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들을 캠에게 알려주었다.
그렇게
캠은 조금씩 자신만의 사랑과 함께 성장해 간다.
책
제목과는 다른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쩜 우리들의 교육이 인간 본성을 억누르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권
마지막 문장 ‘단순하기
그지없는 결정이었다.’(p.343)에서
느낄 수 있듯이 복잡한 인간의 본성을 단순하기 그지없는 제도와 규약 속에 가둬두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주인공
캠의 키스 상대가 10대
소년이었다면 이 소설은 그저 사춘기 소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캠의 키스 상대가 10대
소녀이었기에 그녀의 키스는 동성애라는 굴레에 갇혀 비밀
이야기가 되고 만다.
카우보이들이
넘쳐나는 몬태나 주의 작은 도시에서 남들과 다른 자신의 성적 취향을 알게 된 10대
소녀는 이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1권의
끝이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러워서 2권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