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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우타노 쇼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소설 작품에는
항상 '현재'가 담겨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대의 조류를 파악하고 이를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 우타노
쇼고가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에 '현재'를 불어넣어 새롭게 탄생시켰다. IT 시대에 사는 작가(우타노 쇼고)답게 VR, AR,
3D 홀로그램, 라이프로그 카메라 등 을 이용한 교묘한 트릭들을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들에 접목시켜 시대 흐름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외국의 탐정소설을
일본에 가장 먼저 소개했고 일본의 추리소설 장르를 확립했으며, 일본탐정작가클럽을 창설하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와 2004년『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2010년 『밀실살인게임2.0』으로 사상 최초로 본격미스터리대상을 두
번 받은 우타노 쇼고의 만남은 시대를 뛰어넘은 멋진 콜라보레이션 작품집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Dの殺人事件,まことに恐ろしきは>으로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오랜 된 명작을
현재로 불러내서 명품으로 만들어낸 우타노 쇼고의 굉장한 작품집의 시작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공포 스릴러에 가까운듯하다. 다른 이야기들도 에드가와
란포의 괴기함을 조금씩 맛 보여주고는 있지만. 의자?인간!
오싹한 기분이 당분간은 푹신하고 편안한 쇼파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딱딱한 나무의자를 선호하게 될 것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남자 영혼을 볼 수 있다면 3D 홀로그램으로 만들어낸 영상과 비슷할까? 어느 쪽이 더
무서울까?
「오세이
등장」을 읽은
남자 불륜은 어떤 이유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인간의 믿음에 대한 불의(不義)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배우자의 불륜을
알고 있으면서 그런 '불의'한 자에게 촌각을 타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맡길 수 있을까? 그냥 경찰을 부르지 하는 실소가 절로 나오는
이야기였다. 붉은
방은 얼마나 바뀌었는가? 연극이 언제 끝날지 계속되는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끝이 나긴 할까?
음울한
짐승의 환희 우타노 쇼고는 단 한 줄의 문장으로 반전을 만들어내고는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두 글자로 된 단 한
단어로 깜짝 놀랄 반전을 만들어낸다. 얼마나 놀랐을까?
비인간적인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보물이 숨겨있는 곳을 가리키는 암호를 풀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로또 맞은 기분일 것이다.
암호를 풀고 보물이 있는 장소를 찾은 부부는 인생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이번 작품집의 타이틀을 맡을 만큼 굉장한 이야기이다. 그저 평범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르다가 청년의 추리가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속도를 내며 긴박하게 흐른다. 그 흐름의 절정은 소년이 추리를 들려주면서부터이고 그 절정은
곧 대반전으로 이어진다. 정말 굉장한 이야기 속에서도 단연 빛이 나는 탁월한 작품이었다.
일곱 편의 굉장한
단편들이 훌륭한 작품집을 만들어내고 있다. 에도가와 란포의 환상적인 이야기와 우타노 쇼고의 놀라운 반전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꼭
잡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