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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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2. 언니, 왜 어린 시절 한결같이 바라던 것과 크고 나서 얻는 것은 항상 다를까? 왜 아무리 절친했던 벗이라도 종국에는 헤어져야 하고 하나하나 멀어져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걸까?

 

장쯔이 주연의 2020년 중국 최대 화제의 드라마 강산고인(江山故人)의 원작 소설 <제왕업帝王業>을 만나보았다. 중국의 바링허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메이위저의 대표작인 <제왕업>은 온라인 조회 수 10억뷰를 넘어섰고, 2007년 출간된 후 5백만 부가 팔린 엄청난 베스트셀러이다. 작가의 작품들이 대부분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 역시 극적인 반전이 수시로 등장해서 이야기의 속도를 높여주고 있다. 촘촘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결말을 마지 할 때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책을 덮을 때까지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상권과 하권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의 시작은 주인공 왕현(아무)이 열다섯 살이 되어 계례(笄禮)를 행하는 장면이다. 열다섯 소녀가 어른이 되어 치르는 것으로 황실의 일가인 주인공은 황실의 예로 화려한 계례를 치르게 된다. 하지만 계례는 단순히 머리에 비녀를 꽂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자신의 짝을 찾아 혼례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 어린 아무가 아니라 여인 왕현이 된 것이다.

아무는 사랑하는 미담을 뒤로하고 자신의 가문을 위해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북방민족과의 전쟁에서 커다란 공을 세워 번왕(예장왕)의 위치에 오른 소기와 혼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소기라는 자가 첫날밤도 치르기 전에 북방에 전쟁을 하러 나선다. 아무에게 얼굴도 보이지 않고 떠나버린 것이다. 시작부터 틀어진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아니면 멀리 있어 보지 못하는 아무의 첫사랑 미담과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p.106.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 살아서 집에 돌아갈 것이다.

로맨스 소설처럼 처음을 보여준 이야기는 빠르게 스펙터클한 전쟁영웅 이야기로 선회한다. 그런데 이제 소녀티를 벗은 왕현의 활약은 마치 여전사 같다. 그녀의 당찬 행동은 보는 이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금지옥엽 황실의 소녀가 북방에서 보이는 당찬 행동은 놀랍기만 하다. 그런 고초를 겪은 왕현은 북방에 있던 소기와 재회를 하게 된다. 아니 재회가 아니라 첫 만남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 첫 만남에서 둘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왕현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가 재미를 더하지만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는 황실 내의 권력을 잡으려는 세도가들의 암투가 주된 이야기의 흐름이 된다. 황제와 황후가 세력을 다투고, 황권에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가문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소녀 아무가 왕야 소기를 만나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소기의 동반자 왕현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하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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