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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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5. 등대에 올라가기 전에 층계를 위까지 올려다보지 말고 첫 번째 계단만 보라고 아버지는 충고했다. 한 계단 한 계단씩만 보라고. "너보다 훨씬 더 막강해 보이는 도전에는 이런 식으로 응하는 거란다.그러면 도전을 이겨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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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북클럽만약 당신이 무언가에 기꺼이 매혹되고자 한다면 니나 게오르게의 작품에 몇 시간만 집중해보면 된다.”라<꿈의 책>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작품을 읽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수많은 상념들이 찬사의 근원인듯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금은 어이없지만 의식불명에 빠진 한 남자의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를 사랑하는 이들의 생각을 엿보게 되면서 헨리 스키너의 꿈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굉장한 몰입감이 좋았다.

 

한 소녀의 목숨을 구하고 깊은 잠에 빠져든 헨리를 둘러싼 인물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헨리를 통해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는 자칫 무겁고 우울할 수 있었을 텐데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위트 있는 말과 독특한 등장인물들을 설정하면서 죽음에 대한 깊은 상념이 줄 수 있는 우울함과 무게를 가볍게 피해나가고 있는 듯하다.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죽음과 삶의 경계를 흐릿하게 맛보고 있는 헨리의 꿈속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아버지 헨리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는 어린 아들 샘이 마주하게 된 아픈 현실이 안타깝지만 아버지의 깊은 잠을 지켜보면서 조금씩 자신의 사랑을 키워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샘의 모습이 늠름하다. 물론 멘사 회원으로 높은 지능을 가진 소년이기에 다른 아이들보다는 조금은 더 성숙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겠지만 얼굴도 모르던 아버지에게 보여주는 샘의 사랑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샘의 사랑을 받으며 깊은 잠에 빠져있는 헨리도, 샘의 또 다른 사랑을 받고 있는 소녀 매디도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슬픈 잠에 빠져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헨리의 옛 연인 에디인듯하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은 채 죽음의 잠에 빠져있는 한 남자의 곁을 지키는 여인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 그리고 용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에디와 샘이 꿈속에 빠져있는 헨리를 매개체로 친숙해지고 조금씩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삶의 빛으로 다가서는 모습이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헨리가 꿈을 통해서 들려주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이 세상을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는 환상적인 소설이다. 죽음의 경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경계는 삶의 경계이기도 하니 이 소설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죽음과 삶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싶다면 너무나 다정한 헨리의 꿈속으로 들어가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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