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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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8. 은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가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정적>의 저자인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을 처음 접한 건 저자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 출판한 「심연」을 통해서이다. 고독이 가지는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 「심연」과 가볍게 사는 삶을 위한 버림에 대해 들려준 「수련」그리고 특색 있는 관점으로 호모 사피엔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인간의 위대한 여정」까지 저자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책과 강연을 통해서 만나보았었다. 그때의 느낌은 지루하고 난해한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너무나 편안하다는 그리고 그 편안함은 저자의 깊이 있는 인문학 지식에서 오는 것 같다 였다.

이제 새롭게 만난 <정적>의 첫 장을 읽고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마치 저자의 강연을 듣고 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정적>은 저자의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모든 장점들에 한 장이 짧은 시간에도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되었다는 매력을 더하고 있다. 하루 10분을 투자해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띠지'의 광고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은 책장을 여는 순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접하는 모든 페이지에는 주옥같은 글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글귀들이 우리의 생각의 깊이와 폭을 한도 끝도 없이 확장시켜주는듯하다.

이 책의 구성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평정, 2부 부동, 3부 포부 그리고 4부 개벽으로 나뉘고 각부는 다시 7개의 단어로 소분류 된다. 저자의 다른 작품들을 만나보았다면 이 구성이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28개의 단어들에서 인문학적 요소들을 끄집어내서 흥미롭게 설명해주고 있다. 단어의 어원에서 단어가 가진 의미까지 정말 재미나게 보여준다. 라틴어, 히브리어 등 다양한 고전 언어들을 통해서 그리고 다양한 고전과 위인들의 언행을 통해서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더욱더 흥미롭고 재미나게 전달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왜 '정적'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쉽게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이 책<정적>이 꼭 필요하다. 하루에 한 번, 10분 정도 이 책이 담고 있는 28개의 단어 중 하나를 만나보는 루틴을 가지게 된다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받아들이는 감성과 지성을 모두 담은 책이다. 삶의 지친 어깨를 두드려주며 함께 아파하면서도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함께 불어넣어 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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