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상실사
청얼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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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romantic) : 3. (사랑 등과 같은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낭만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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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세 이전의 '영웅서사시' 문학에 대응하여 출현한 섬세한 감정이나 낭만적인 이야기를 다룬 서정시가 '로맨스(romace)'이다. 로마의 로망스 지방의 글로 표현된 작품이 많아서 로맨스라는 명칭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 로맨스에서 파생된 형용사가 로맨틱이다. 아마도 서정적인, 감미로운 사랑에서 시작된 것이 로맨스일 것이다. 그런데 로맨스가 없어졌다고 찾아 나선 중국 소설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로맨틱 상실사>7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작품집이다. 그중 3편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고, 4편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중국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청얼의 데뷔작이다. 그리고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단편 「로맨틱 상실사」「여배우」「영계」는 2016년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라만대극소망사』의 원작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장쯔이가 캐스팅되며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는데 영화감독 청얼에게 중국영화감독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세 편의 이야기는 글을 읽었다기보다 영상을 보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장편소설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함축적인 면이 단편소설이 주는 즐거움 중에 하나라면 그런 즐거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 <로맨틱 상실사>이다. 작가 청얼은 그 즐거움을 '탐색'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작품 속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물론 작가가 찾고자 했던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로맨스'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7 편의 단편소설들 속에서 작가가 보여주려고 한 생각을 '탐색'하며 이 작품집을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다. 작가가 이야기 속에 함축적으로 담아놓은 '생각'은 무엇일까?


p.126. "탐색은 꼭 필요한 과정이야."「몸의 시편」

p.179. '탐색'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는 만족스럽게 두 눈을 꼭 감았다 - 기다림의 정적.「몸의 시편」


격동의 시대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고단한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시간을 실존했던 인물들(두웨성, 다이리)의 이야기와 허구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잘 버무려 맛깔나는 단편「로맨틱 상실사」를 만들고 그 이야기 속 두 명의 이야기를 다시 두 단편「여배우」「영계」로 만들었다. 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이 로맨스를 잃어버리고 살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를 배경으로 한 네 편의 단편에서 상실된 로맨스도 시대적인 상황에 의한 것일까? 그건 아닌듯하다. 로맨스의, 사랑의 상실은 아마도 시대적인 상황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우리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가 감미로운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무미건조한 삶을 살게 하는 것 같다. 옆에 잠든 아내를 보며 살의를 느끼고 아무런 감정 없이 그저 육체적인 쾌락을 맛보며 '타락하자'라고 외친다.「닭」아마도 타락한 우리의 정신이 로맨스를 버린듯하다.


이 책 뒷날개에는 7편의 단편의 짧은 줄거리가 실려있다. 그중 「영계」의 줄거리를 보면 '후레자식'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야기에 나오는 건달이 어떻게 후레자식이 되는지를 읽어보면 정말 후레자식이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런데 이 단편집에는 그보다 더한 아주 질 나쁜 인간이 나온다. 그 인간은 전형적인 악인이다. 겉과 속이 전혀 다른. 그를 만나보고 싶다면, 상실된 로맨스를 찾아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로맨스 상실사>를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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