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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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0. 인생이란 살아만 있으면 어떤 일이라도 별것 아니게 되는 법이야.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미스터리 소설을 쓰고 있는 나이토 료의 데뷔작이다. 데뷔작 <온ON> 제21회 호러소설대상 독자상을 수상하면서 독특한 매력을 가진 초보 형사 도도 히나코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도도 히나코 형사 시리즈의 시작이 바로 <온>이다. 많은 뜻을 가진 전치사이자 부사인 ON이 이 소설의 제목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스릴러 소설의 프롤로그답게 시작부터 잔혹한 살인 현장과 시체가 등장한다. 강렬한 시작은 싼 방을 구하기 위해서 찾았던 오래된 연립주택 2층에서 한 소녀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 한 대학원생의 처절한 비명 소리와 함께 머릿속 집중 회로의 신호를 키게 된다.<ON>

 

그리고, 이야기는 5년 후 새로운 변사체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하치오지 니시 경찰서 조직범죄 대책과 초보 형사 도도 히나코가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현장 수사. 그런데 너무나 끔찍한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시체의 모습은 무엇인지 모를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틀림없이 잔인한 살인인듯한데 어떤 증거들은 자살을 말하고 있다. 살인과 자살이 한 시체에 가능할까? 어떻게 사람이 자기 자신을 이토록 잔혹한 방법으로 죽일 수 있을까? 바로 이 의문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이야기 흐름이 된다. 그리고 이 의문에서 독특한 매력을 가진 초보 형사 히나코의 활약이 시작된다.

이 그로테스크한 사건의 해결에 열정을 다하는 주인공 히나코 형사는 고향에서 먹던 '산초'를 먹으면 무엇이든 다 할 있다는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천재다. 보통의 천재들이 그렇듯 히나코의 천재성도 한 가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바로 엄청난 기억력. 한 번 보거나 들은 사건이나 이야기들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무서운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무서운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는 정말 무서운 능력을 가진 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무서운 능력자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머릿속 집중 회로가 다시 한번 켜진다.<ON> 머릿속 회로를 정말로 키고 끌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괴기스러운 범인만큼이나 특색 있는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이 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잔인한 살인 이야기로 극도로 긴장된 머리를 가끔씩 편안하고 따뜻하게 쉴 수 있게 해주는 히나코의 산초 같은 역할을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해주고 있는 듯하다.

 

처음부터 참혹한 살인 현장으로 고조된 긴장감은 끝까지 온<ON>상태를 놓아주지 않는다. 오프(OFF)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 소설의 결말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결말을 만나기는 무척이나 쉬울 것이다.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진진해서 한 번 손에 잡으면 결말을 접하기 전까지는 손에서 놓을 수도, 두 눈을 감고 잠들 수도 없어 단번에 끝까지 읽게 될 테니 말이다. 참, 백열전구 밑에서의 독서는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 책을 읽는 동안 만이라도 백열등은 멀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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