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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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에이미 몰로이의 흥미로운 장편소설 <퍼펙트 마더>를 만나보았다. 원고 공개 즉시 영화 판권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소설 <퍼펙트 마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를 둔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처음 아이를 낳아서 엄마라는 역할이 서툴고 낯선 초보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 어머니라고들 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아기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엄마와 아기들일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여기에 살짝 부성애을 집어넣는다. 집에서 아기를 보는 아빠 토큰을 통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p.25. 이렇게 더운 날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그런 사랑스럽고 위대한 엄마와 아기들 사이에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소설이 나올 있을까? 잔인한 살인과 살인자를 좇는 스릴러 소설의 소재로 보기만 해도 행복한 아기들이 적당할까? 아마도 이 소설이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까닭이 스릴러 소설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귀여운 아기들과 그 아기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인듯하다.

 

처음은 누구나 두렵고 불안하기에 누군가의 동행을 원하는 것 같다. 그렇게 출산과 육아를 함께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만난 아기 엄마들이 공원에서 소중한 만남을 가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로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며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던 그녀들이 일탈을 꿈꾸게 된다. 아기들을 집에 남겨두고 술집에 모여 잠깐의 자유를 만끽하려던 엄마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사건이 발생한다. 베이비시터가 보고 있던 위니의 아기 마이더스가 실종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프랜시, 콜레트 그리고 은 엄청난 고통에 빠지게 된다.

 

완벽한 사랑을 주고 싶었던 그래서 온라인 모임에 가입하고 활동하던 엄마들은 당연히 처음부터 '엄마' 는 아니었다.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던 '여성'들이었다. 그런 그녀들의 과거가 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흥미롭게 해주고 있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의 괴리가 그녀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사랑스러운 아기와 자신들의 일을 선택 또는 병행해야 하는 엄마로서의 삶의 어려움을 제대로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기에게 조금 더 좋은 유모차를 타게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서 빈부의 차에서 오는 고민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미국 엄마들도 우리나라 엄마들처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비싼 집값을 감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이어진다. p.138. 지금 사는 곳의 학군이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 하룻밤의 일탈을 꿈꾸었던 엄마들에게 언론은 언론 특유의 너무나 무신경한 잔인함을 그대로 들어낸다. 아기들을 집에 두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춘 엄마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언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각색하여 공개하고 거기에 더해 실종된 마이더스의 엄마 위니의 화려했던 과거를 시작으로 넬의 아픈 과거까지 조금씩 공개한다. 그녀들의 사생활은 완전히 무너지고 만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용감한 어머니들에게 그런 고난 따위는 대수롭지 않았나 보다. 그녀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실종 사건을 조사하고 용의자들을 미행하는 모습은 모성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흥미로운 스릴러 소설을 보면서 가슴 먹먹한 모성애를 그리고 여성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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