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자의 인문 여행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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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불어온 인문학 열풍으로 다양한 인문학 책들을 접해보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열풍인 여행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책으로만 살짝 맛보고 있다. 그런 까닭에 <지리학자의 인문여행>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강한 설렘을 안고 이 책을 만나보았다. 여행을 통해서 만나 보는 인문학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장소와 사람, 그리고 문화의 관계를 밝히는 인문지리학을 연구하는 지리학자 이영민 교수의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어떤 매력이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여행과 지리>강의실로 들어서게 했을까?

 

1여행과 지리학은 같은 것을 바라보고 경험한다.

 

p.38. 여행의 핵심은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느냐다.

 

저자는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려면 여행이 즐거워야 하고 지리를 알고 여행을 떠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고 이야기한다. 1부에서 저자는 여행의 의미와 지도 놀이라 지칭한 지도를 활용한 여행의 즐거움을 들려주고 있다. 또 돌아옴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과 떠남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를 알려준다. 그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저자가 경험한 흥미로운 여행담은 자꾸만 인터넷 검색을 하게 만든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그곳을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사진으로라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기에 자꾸만 그곳의 사진을 찾게 되었다.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우고 주위를 바라보면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며 주위를 낯설게 바라보라는 저자의 말이 퇴근길 풍경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2. 장소에서 의미를 끄집어내면 여행이 즐겁다.


p.140. 우리가 여행지에서 보게 되는 특정한 장소와 경관 그리고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아주 독특한 맥락에 처해 있다.(중략)우리가 사는 지역과 여행지가 처해 있는 독특한 맥락은 분명 다르다.

 

공항을 시작으로 여행이 주는 장소적, 심리적 경계의 설렘과 불안을 멋지게 해소하고 지리적인 요소와 함께하는 여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행지로서의 지리적인 특성을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색다른 음식들을 비롯한 인문적인 특성과 조화롭게 만나 볼 수 있는 방법을 오랜 경험을 들려주면서 알려준다. 시각적인 여행보다 오감을 사용하는 여행이 주는 행복을 들려주며 여행에 있어서 지리의 중요함을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3. 여행자를 위해 존재하는 장소는 없다.


p.199. 여행은 크게 두 가지의 주체가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하나는 여행하는 자, 즉 나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여행되는 것, 즉 장소와 경관과 현지인으로 구성되는 여행의 대상이다. 여행은 바로 이 두 가지의 독특한 상호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 듯하다. 아마도 저자가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것들이 관관이 아닌 여행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는 듯해서 흥미로웠다.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 사는 현지인들의 삶을 생각하는 사랑들이 몇이나 될까? 그들의 친절을 예상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불평할 줄만 알았지 그곳이 그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고 있는 세 번째 여행을 단 한 번도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 부끄러움을 더하게 한다.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여행자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당부하고 여행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은 지를 디테일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유명 관광지에서 인증샷 찍기 여행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책이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의 의미를 찾고 싶어 떠나는 여행자들에게는 정말 커다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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