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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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무인도 같은 곳에서 혼자 살아간다면 외롭기는 하겠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통은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인간의 삶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혼란스러움의 결정체가 아마도 이성 간의 사랑일 듯하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친구가 되기도 어려운데 서로를 아끼고 배려해주는 연인이 된다는 것은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지금 곁에 있는 연인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면서도 한 번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에 나오는 프랑크와 내 연인이 닮지 않았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생각만으로도 기분 나쁜 일이지만 이별 통보가 위험한 요즘 세상에서는 꼭 필요할 것 같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는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심리 상담가인 베르델 바르데츠키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전에 만나본 심리학을 다룬 책들과는 다른 독특한 책이다. 우선 나르시시즘을 다룬다는 점은 심리학 책으로써 평범하다. 하지만 나르시시즘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방식은 너무나 독특하다.

1부 사랑하는데 외롭고 헤어지기는 두려운 에서 남자와의 사랑에 실패한 중년 여성 소냐는 자신의 삶을 어려서부터 회상하듯이 들려준다. 소냐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 이야기에서 접할 수 있었던 심리학적인 내용을 저자가 차분하게 들려준다. 소냐의 이야기만 따로 모아서 읽는다면 한 편의 재미난 소설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만 따로 모은다면 훌륭한 심리학 책이 될 것 같다. 정말 독특한 구성이 지루할 수밖에 없는 주제 나르시시즘의 이해를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게 해주고 있다.

2부 더는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겠다 에서는 저자가 건강한 나르시시스트와 병적인 나르시시스트를 비교 설명해주면서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1부에서 소설 같은 소냐와 프랑크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선을 사로잡아서 2부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듯하다. 정말 재미난 소설책과 흥미로운 심리학 책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주는 책이다.

 

소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그러고 사냐고라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가끔 언론이나 주위에서 만나게 되는 소냐 같은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 수 있게 된 듯하다. 그래서 지금 나의 사랑도 결혼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 속에서 보았던 내용 들을 차분하게 떠올리면서 지금의 나를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르시시스트로 살고 싶어도 이제는 좀 늦은 듯하니 그냥 살아온 데로 살아야겠다. 적당한 자존감을 가지고 적당한 질투심으로 사랑도 하면서 오늘을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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