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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p.25.
왜
사람은 누군가를 안는 구조로 생겨서 타인을 갈망하게 되는 걸까?
‘특별하다’는
말을 들으며 사랑하던 작가는 이별과 함께 ‘특이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특이한 작가 문보영이 써내려간 특별한 이야기 <사랑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을
만나보았다.
제36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젊은 시인 문보영의 산문집 <사랑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은
작가가 오랜 시간 마음을 담아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들
삶의 에너지가 돼주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사랑을 사랑으로 잊으려하지 않고 이별을 이별로 잊으라고 말하는 조금은 색다른 시인의 이야기이다.
p.22.
시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대답을 구하다가,
시는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목과
시인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슬프면서 웃긴다.
그리고
아프면서 따뜻하다.
p.172.
나는
춤을 춘다.
힙합을
좋아한다.
힙합은
기본자세가 저자세다.
몸을
낮게 쓰기 때문에 바닥과 친해진다.
매일
바닥에서 놀아서 어느 날 인생이 바닥을 쳐도 당황스럽지가 않다.
슬픈
이야기를 하는 데 웃긴다.
이런
걸 해학이라고,
위트라고
하던가?
무엇이라고
부르던 시인의 글에는 ‘바닥’이
주는 슬픔도,
아픔도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이 있었다.
물론
시인은 사랑의 상처를 잊는 방법으로 이별을 말하고 있지만 그 또한 깊이 있는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이야기인 듯하다.
머리를
거치지 않은 맑고 순순한 마음에서 나오는 사람 냄새 오지게 나는 이야기들로 넘치는 책이다.
p.127.
“내가
3년
동안 우울을 공부했거든.
우울이
닥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상실험도 해보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었지.
그런데
우울이 닥치면 그딴 거 소용없어.
결론은
이거야.
사람이
답이다.
일단
사람을 만나는 게 답이다.
특별한
시인 문보영에게는 특이한 이름으로 불리는 친구들이 많다.
그리고
그 특이한 친구들과의 만남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많다.
책의
대부분은 만남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그때 등장하는 특이하지만 따뜻한 이들이 있어서 이별 이야기도,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올
해 들어 시집은 한 권도 읽지 않았지만 어쩐지 조만간 시집을 한권 읽게 될 것 같다.
가슴으로
쓴 시인의 이야기가 너무나 좋아서 닫혀있던 창문이 열린 듯하다.
닫혀있던
마음속 창문을 활짝 열게 만드는 시인의 따뜻하고 솔직한 마음이 너무나 좋다.
지금
무언가로부터 닫혀있는 당신의 창문을 열고 싶다면 지금 특별한 시인을 만나보기를 바란다.